[증권]코스닥지수 10일째 83선 꽁꽁

  • 입력 2001년 5월 30일 18시 30분


코스닥시장이 너무 잠잠하다. 지수가 10일째 단 1포인트도 움직이지 않고 있다. ‘박스권 장세’라는 표현이 무색할 지경이다. 코스닥 주가는 17일 83.32로 마감된 이후 매일 0.5포인트 가량의 변동폭을 보여왔다. 같은 기간의 거래소시장이 35포인트나 오른 것을 감안하면 지나치다 싶을 만큼 조용한 것. 그렇다고 거래가 부진한 것도 아니다. 매일 5억주 가량 거래되면서 거래소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외국인의 대형주 매도와 테마의 부재〓외국인은 최근 8일간 612억원이나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거래비중은 5% 미만이지만 보유종목이 대부분 시가총액 상위종목이기 때문에 지수에 미치는 영향은 큰 것이 사실. 이 때문에 개인이 꾸준하게 매수세를 유지해도 지수는 상승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단 외국인들이 코스닥 종목에 대해 차익실현을 하고 장세를 관망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통프리텔 합병신주가 추가 등록된 이후 부진의 늪에 빠져 있는 것도 외국인의 소극적 매매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교보증권 최성호 책임연구원은 “나스닥이 조정을 받으면서 외국인이 코스닥시장에서 마땅히 매수할 종목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거래소시장의 실적호전주가 외국인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장을 주도할 세력과 테마가 없다는 점도 지수상승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최 연구원은 “개인이 7일 연속으로 1575억원을 순매수했지만 80∼85대의 두꺼운 매물벽을 뚫기에는 역부족인데다 장에 활력을 불러올 마땅한 테마도 없다”며 “외국인과 기관이 매수에 동참하지 않는다면 당분간은 현지수대에서 큰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폭풍전야일 가능성도 있다〓코스닥시장의 강세 전환은 시장 내부요인으로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 하지만 큰 폭의 조정을 받은 나스닥이 기술주를 중심으로 반등한다면 코스닥시장에도 ‘햇볕’이 들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최근 10일간 거래소시장의 기세에 눌려있었기 때문에 상승요인만 생긴다면 반등폭은 더 클 수도 있다는 것. 현대증권 오현석 선임연구원은 “반도체와 정보기술(IT) 경기가 아직 바닥을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에 나스닥 기술주의 급반등을 속단하기는 어렵지만 금리인하 효과에 대한 기대감과 소비심리 개선 등으로 미 증시가 상승세를 탈 가능성은 높다”며 “이 경우 코스닥의 큰 폭 반등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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