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월드컵]월드컵 빛낼 빅스타는…

  • 입력 2001년 5월 30일 18시 44분


98프랑스월드컵을 지켜본 축구팬이라면 잊을 수 없는 장면이 하나 있다. 바로 브라질의 ‘신 축구황제’ 호나우두(25·인터밀란)가 펼친 마술같은 드리블.

대회 우승을 차지한 프랑스 간판 스타 지네딘 지단(29·유벤투스)의 송곳같은 패스도, 잉글랜드 신세대 스타 마이클 오언(21·리버풀)의 표범같은 질주에 이은 역전골도 이보다 감동적이지 못했다. 한 축구 전문가는 “호나우두를 통해 비로소 축구를 ‘아름다운 경기(Beautiful Game)’라고 명명한 펠레의 의견에 동감했다”고 실토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전세계 축구팬은 마지막 프랑스와의 결승전에서 그라운드를 간신히 걸어다닌 호나우두의 플레이에 아쉬움을 감출 수 없었다.

2002년 월드컵 때 호나우두의 플레이를 다시 볼 수 있을까?

프랑스월드컵 후 끊임없는 부상은 물론 파경으로 치달은 아내 밀레니와의 불화로 바람 잘 날 없던 그가 22일 마침내 주치의로부터 “어떤 경기든 뛸 수 있다”는 완전 회복 판정을 받았다. 월드컵 남미지역 예선 4위로 추락한 브라질로서는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고 국내 축구팬은 한 번 더 그의 신들린 플레이를 직접 볼 수 있는 행운을 잡게 됐다.

그러나 월드컵을 빛낼 최고의 스타는 역시 우승팀에서 나오게 마련. ‘천재 플레이메이커’ 지단이 벌써부터 월드컵 최우수선수 영순위 후보로 꼽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브라질의 7년 아성을 무너뜨리고 정상에 등극한 프랑스는 브라질대표팀 주장이었던 둥가가 우승 전력 1위로 꼽을 만큼 거칠 것이 없다.

호나우두처럼 화려하지는 않아도 경기장 전체를 꿰뚫어 보는 넓은 시야와 상대 수비를 단번에 무너뜨리는 면도날 패스로 무장한 지단. 프랑스가 월드컵 2연패에 성공한다면 그 영광의 상당 부분은 그의 몫임에 틀림없다.

프랑스의 아성에 강력한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또 다른 우승 후보는 남미 예선 선두를 달리고 있는 아르헨티나. 그 중심에 서 있는 주인공이 바로 디에고 마라도나의 대를 이을 대어로 평가받고 있는 공격형 미드필더 후안 베론(26·라치오)이다. 머리를 빡빡 민 도전적인 모습으로 그라운드를 휘젓고 있는 그는 ‘남미의 지단’이라는 평을 받고 있지만 오히려 “기분 나쁘다. 2002월드컵의 주인공은 바로 나”라며 자신감에 차있다. 에르난 크레스포(25·라치오) 가브리엘 바티투스타(31·AS로마) 등 아르헨티나 ‘특급 스트라이커’의 골 대부분이 그의 발끝에서 시작되고 있다.

‘공은 둥글다’는 점을 감안하면 카메룬의 ‘흑색 라이언킹’ 음보마(31·AC파르마)도 빼놓을 수 없다. 2년 연속 ‘올해의 아프리카 선수’로 선정된 그는 어떤 상황에서도 골을 잡아내는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단숨에 팀을 월드컵 본선 진출 문턱에 올려놨다. 1m85, 85㎏의 우람한 몸집과 달리 상대의 허점을 놓치지 않고 파고드는 여우 같은 플레이가 그의 트레이드 마크.

이 밖에 포르투갈의 루이스 피구(29·레알 마드리드), 스페인의 가이스카 멘디에타(27·발렌시아), 네덜란드의 에드가 다비즈(28·유벤투스), 잉글랜드의 데이비드 베컴(26·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도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중원 사령탑.

골잡이로는 잉글랜드의 오언과 스페인의 라울 곤잘레스(24·레알 마드리드) 등 유럽의 ‘영 파워’가 아르헨티나 바티스투타, 브라질의 히바우두(29·바르셀로나) 호마리우(35·바스코다가마) 등 남미의 ‘베테랑’에 도전장을 낸다.

<배극인·주성원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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