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대우차 GM에 팔려도 현대-기아株 '별무영향'

  • 입력 2001년 5월 31일 18시 36분


제너럴모터스(GM)가 대우차를 인수한다 해도 현대 기아차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으로 크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한 30일 GM이 대우차에 대한 인수제안서를 제출하면서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관련 부품업체들 가운데 정작 인수 성사시 수혜가 예상되는 업체가 거의 없다는 분석도 나왔다.

LG투자증권은 31일 발표한 ‘GM의 대우차 인수시 국내 자동차산업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GM의 대우차 인수시 국내 완성차업체가 받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생산량 확대보다는 수익성을 중시함에 따라 생산량을 제한적인 수준 이내로 가져갈 뿐만 아니라 대우차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것. LG투자증권 최대식 애널리스트는 “중장기적으로는 현대 기아차의 시장지배력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되나 미국의 자동차 통상압력 완화 등 긍정적인 측면도 있어 GM의 대우차 인수를 굳이 악재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대 기아차의 투자의견을 여전히 ‘매수’로 유지한다고 말했다.

메리츠증권 이영민 애널리스트는 이와 관련해 “현재 대우차는 통상 2,3년씩 걸리는 신차개발을 위한 연구개발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후속차종이 나오려면 빨라야 내년 이후에나 가능하다”면서도 “GM의 마케팅능력과 르노삼성의 판매계획, 직수입차 증가 등을 고려하면 현재 78%인 현대 기아차의 시장점유율이 2005년경이면 70% 이하로도 내려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LG투자증권은 또 최근 GM의 대우차 인수 기대감으로 관련 부품업체들의 주가가 강세이나 실제로 수혜가 예상되는 업체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경영의 포커스가 수익성에 맞춰지면서 생산량 축소, 단가 인하 등이 나타나 대우차에 대한 납품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영업환경이 좋지 않으리라는 판단 때문이다. 다만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춘 부품업체는 예외라고 설명했다.

최 애널리스트는 “GM의 대우차 인수시 현재 계열화된 국내 완성차와 부품산업이 본격적인 글로벌 경쟁시대에 접어들면서 부품조달 관행 역시 크게 바뀐다”면서 “납품비중이 얼마나 많은가보다는 변화된 환경속에서도 경쟁력있는 업체에 투자의 포커스를 맞추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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