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컨페더컵]프랑스팀, 20년투자로 ‘예술축구’ 꽃피웠다

  • 입력 2001년 5월 31일 18시 46분


‘20년 투자의 결실.’

2001컨페더레이션스컵 개막전에서 한국팀에 0-5 참패를 안겨준 프랑스축구의 ‘오늘’은 그냥 얻어진게 아니다.

로저 르메르 프랑스 감독은 “우리가 세계 최강의 자리에 올라 설 수 있었던 것은 정부와 축구협회가 근 20년간 지속적으로 투자한 결과”라고 밝혔었다.

과연 프랑스가 98월드컵이후 세계 최강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원동력은 뭘까.

▽체계적인 영재교육〓본보 축구칼럼니스트인 허정무 KBS축구해설위원은 “프랑스는 각 유소년 클럽에서 뛰고 있는 12세이하 선수중에서 360명을 선발해 전국에 있는 6개의 축구기술센터에서 체계적으로 지도하는데 그 시스템이 바로 세계 1위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프랑스축구협회는 88년 축구기술센터를 세워 연 2억프랑(약 360억원)의 예산을 편성, 유소년축구를 체계적으로 키운다. 선수를 선발할 땐 전국 6곳에 있는 축구기술센터에 약 4800명의 축구꿈나무들이 몰려든다.

프랑스축구협회는 이들중에서 3개월에 걸쳐 120명을 선발, 13세때부터 키운다. 13, 14, 15세에 걸쳐 모두 360명(각 기술센터엔 60명씩). 98월드컵때 프랑스를 정상으로 이끈 에메 자케 전 감독이 위원장을 맡고 있다. 티에리 앙리와 니콜라 아넬카도 이곳 출신.

▽다민족 군단〓다양한 인종적 혼합으로 세계축구의 양대흐름을 적절히 조화시켰다. 지네딘 지단의 부모가 알제리인이며 유리 조르카예프는 아르메니아, 마르셀 드사이는 가나, 빅상트 리자라쥐는 바스크, 파트릭 비에이라는 세네갈 출신.

또 트레제게는 아르헨티나 출신 흑인일 정도로 프랑스는 ‘외인부대’이다. 유럽의 파워축구와 라틴계의 테크닉을 함께 갖춘 ‘예술축구’를 완성시킬 수 있었던 것도 결국 이같은 인종적 조화를 이뤄냈기 때문.

▽탁월한 지도자〓98월드컵 우승을 이끈 에메 자케에 이어 현 르메르 감독도 명장. 대표경력은 미미하지만 75년 지도자로 변신한후 탁월한 전술 구사능력과 용병술, 그리고 선수들을 휘어잡는 독특한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98월드컵때 코치로 우승을 일군데 이어 지난해 유로2000에선 감독으로 팀을 정상에 올려놓았다.

철저하게 선수들의 창의성과 상상력을 키워주면서도 ‘긴장감을 늦추면 뒤처진다’라며 아무리 사소한 경기에서도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도록 유도한다.

<울산〓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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