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Business]'벗기기'만큼 돈되는 장사는 없다

  • 입력 2001년 5월 31일 18시 46분


포르노 배우 출신으로 현재는 포르노영화제작자인 베로니카 하트.
포르노 배우 출신으로 현재는 포르노
영화제작자인 베로니카 하트.
<사진제공 뉴욕타임스>
벌거벗은 자본가들: ‘포르노’보다 더 좋은 비즈니스는 없다.

클린턴 대통령과 르윈스키의 스캔들이 미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1998년 1월말에 잡지 ‘버라이어티’에는 성인용 비디오 산업이 97년에 42억달러라는 ‘기록적인 매출’을 올렸다는 기사가 실렸다. 당시 워싱턴의 정치 비평가들은 백악관에서 정상체위가 아닌 성행위가 행해졌다는 사실에 대해 국민이 경악을 금치 못할 것이라는 예측을 거듭 내놓고 있었다. 그러나 각종 여론조사에 나타난 미국인들의 반응은 전혀 달랐다.

‘버라이어티’의 기사가 암시하고 있듯이, 이미 놀라울 정도로 많은 미국인들이 포르노라는 매체를 통해 훨씬 더 노골적인 장면들을 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버라이어티’의 기사가 사실이라면, 포르노 산업의 연간매출이 NBA나 메이저리그 야구 또는 미식축구(NFL)를 능가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버라이어티’의 기사는 사실의 일부만을 포착했을 뿐이다. 포르노 산업은 사실 유선방송과 위성방송을 통한 유료 영화 판매, 인터넷 웹사이트, 호텔 객실용 영화, 폰섹스, 잡지 등을 통해 연간 100억∼140억달러에 이르는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포르노 산업의 규모가 NFL, NBA, 메이저리그 야구를 모두 합한 것보다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비해 예술활동의 주류로 분류되는 브로드웨이 극장들이 1년에 벌어들이는 돈은 6억달러에 불과하다.

사람들은 흔히 포르노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폭력조직과 손을 잡고 있거나 뭔가 어두운 과거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영화와 TV 등 오락산업에 대해 이야기할 때 성인용 작품들은 여전히 드러내놓고 얘기해서는 안되는 것으로 취급된다. 그러나 포르노 산업의 현실은 전혀 다르다.

예를 들어 성인용 비디오 제작사인 비비드의 빌 애셔 사장(38)은 다트머스 대학을 졸업하고 사우스캐롤라이나 대학에서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받았다. 인기 포르노 비디오 시리즈의 제작자로 알려져 있는 존 스태글리아노 역시 캘리포니아 대학 로스앤젤레스 캠퍼스에서 경제학을 전공하며 교수가 될 꿈을 갖고 있던 사람이었다.

이들은 한결같이 모든 계층의 미국인들이 포르노 산업의 중요한 고객이라고 말한다. 일반인들의 편견처럼 배운 것 없고 가진 것 없는 사람들만 포르노를 찾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이들의 얘기에 따르면, 오럴섹스는 미국 북동부에서 인기가 높고, 인종이 다른 남녀가 어울리는 내용의 비디오는 도시 지역에서 특히 잘 팔리며, 남부의 선벨트 사람들은 해변이나 야외 수영장 등을 배경으로 성행위를 찍은 비디오를 좋아한다.

포르노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 중 기자가 만난 사람들은 모두 어린이나 성폭력이 등장하는 포르노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요즘은 성인용 비디오보다 일반 TV 프로그램이나 폭력적인 게임 등이 어린이들에게 더 위험하다는 지적도 했다.

사실 요즘은 HBO나 MTV 같은 오락 채널들은 물론 심지어 교육채널과 역사 전문 채널에서도 성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들을 방영하고 있다. 또한 AT&T(아메리칸 텔레폰 & 텔레그래프 컴퍼니)나 AOL(아메리카 온라인) 같은 대기업들도 겉으로 밝히지는 않고 있지만 폰섹스나 대화방 등 포르노 산업에 뛰어들어 상당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 따라서 부시 대통령이 레이건 대통령처럼 포르노와의 전쟁을 시작할 것이라던 추측은 거의 실현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http://www.nytimes.com/2001/05/20/magazine/20PORN.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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