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전 10시 강원 동해시 망상동 마을 영농회에서는 묵호농협 망상사업소 직원 김춘선(金春善·52)씨가 영농회에 양수기 8대를 기증하는 행사가 열렸다.
양수기 구입비 210만원은 김씨가 지난 2년동안 농촌지역에서 수거한 고철과 종이 공병 재활용품을 팔아 모은 돈.
농협 자재창고를 담당하고 있는 김씨는 농약 등을 농민에게 배달하면서 쓰레기로 버려져 있는 폐전선을 수집, 틈날 때마다 전선 피복을 벗겨 안에 있는 구리를 모아왔다.
고철을 포함, 2년간 모은 캔과 공병 등 재활용품 분량은 1t 트럭 20여대 분량.
“남을 도울 수 있는 여유돈은 없고 해서 재활용품을 모아 돈을 모으기로 했습니다.”
“정작 없는 사람이 없는 사람의 아픈 심정을 안다”고 말하는 김씨는 20년 넘게 묵호농협의 평직원으로 일해오다 지난 99년 국제통화기금(IMF)여파로 인해 계약직 사원으로 신분이 강등됐으며 가정형편도 넉넉치는 못한 편.
이날 양수기를 전달받은 농민 장세억(張世億·51·동해시 망상4통 영농회장)씨는 “평소 좋은 일에 쓰겠다며 폐품을 수거해온 김씨를 오랫동안 보아왔다”며 “단비처럼 소중한 선물에 풍년농사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동해〓경인수기자>sunghy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