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3∼5월중 강우량은 평균 38㎜로 평년의 28% 수준에 불과하며, 5월20일 이후로는 혜산 해주 개성 등지에 30도가 넘는 이상고온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 때문에 북한 주민들이 추수 전까지 여름을 보낼 수 있는 밀 보리 감자 등의 작황이 형편없다는 것이다. 평양에서 외국의 식량지원 업무를 맡고 있는 데이비드 모턴 유엔 인도적문제 조정관은 한 외신 인터뷰에서 “이미 일반인에 대한 식량배급은 중단된 상태라 할 수 있다. 이는 북한 주민들이 이번 여름을 식량 없이 보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WFP는 올해 북한에서 필요한 식량이 480만t이지만 곡물 생산량은 300만t밖에 되지 않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외국의 식량원조는 81만t에 그칠 것으로 보여 약 100만t의 식량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불과 몇 년 전 극심한 식량난을 겪은 북한이 다시 식량난에 허덕이는 모습을 보게 되는 것은 우리로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정부가 4월26일 북한에 비료 20만t을 지원하기로 한 것이나 미국이 5월12일 식량 10만t 지원을 결정한 것도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 주민의 희생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외국의 대북 식량원조에는 원천적으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북한의 식량난은 결국 북한이 농업구조의 전면적인 개혁에 나서야만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사안이다.
북한 당국은 더 이상 주민들이 굶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문을 더 열어야 한다. 일방적으로 중단한 남북대화를 하루빨리 재개해야 한다. 미국 일본 등과의 협상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무엇보다 관건은 북한이 스스로 테러지원국의 멍에를 벗으려는 노력을 보여주는 일이다. 그렇게 할 때 외자를 끌어들일 수 있고 농업구조 개혁의 해법도 구할 수 있다. 북한 당국이 백성들에게 최소한의 ‘먹을 것’을 보장해주는 일은 국제사회의 기본 규범인 인권의 대전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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