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은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대형 스트라이커. 1m83, 79㎏의 황선홍과 1m82, 77㎏의 김도훈은 체격 조건이 비슷하고 골문 앞에서의 득점력과 파괴력 등 플레이 스타일도 비슷해 한 명이 주전으로 나가면 한 명은 후보로 쉬어야 하는 등 같이 호흡을 맞출 기회가 거의 없었다.
98프랑스월드컵 때에도 황선홍이 부상을 입는 바람에 김도훈이 주전 스트라이커로 출전을 했었고 올초 거스 히딩크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에도 김도훈이 주로 활약을 해왔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열린 2001컨페더레이션스컵축구대회 프랑스와의 개막전에서 완패를 당한 가운데 그나마 세계 최강의 프랑스 수비진을 흔들 수 있었던 유일한 선수가 황선홍이었다. 그만큼 경험많은 대형 선수가 통한다는 결론이 내려진 것.
이에 따라 “세계 축구 강국과의 수준차를 실감했고 앞으로 이 격차를 줄여 나가 월드컵 16강 목표를 이루겠다”고 선언한 히딩크 감독은 향후 황선홍과 김도훈을 대표팀의 투톱 체제로 이끌어 가려는 구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멕시코와의 2차전을 앞두고 실시된 전술 훈련에서 황선홍과 김도훈이 투톱을 이뤄 미니게임에 나섰고 둘은 도움을 주고받으며 골을 번갈아 터뜨려 히딩크 감독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99년 일본 J리그에서 득점왕을 차지한 바 있는 황선홍은 국가대표팀간 경기(A매치) 87경기에 출전해 45골을 터뜨렸고 김도훈은 53경기에서 19골을 기록 중. 특히 황선홍은 94미국월드컵 독일과의 경기에서 한 골을 뽑아내 당시 독일 최고의 골잡이로 꼽히던 클린스만에 필적할 만하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황선홍-김도훈 투톱 카드는 한국 축구를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히딩크 감독의 구상 중 하나로 떠올랐다.
<울산〓권순일기자>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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