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컨페더컵]레옹·트루시에감독, 첫경기 이기자 안도

  • 입력 2001년 6월 1일 18시 46분


‘휴∼.’

일본 필립 트루시에감독과 브라질 에메르손 레웅감독. 지난달 31일 컨페더레이션스컵 축구대회 B조 예선리그 첫 경기에서 낙승한 후 인터뷰실에 나타난 두 감독의 얼굴엔 안도의 표정이 역력했다.

두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진퇴의 기로에 섰던 ‘위기의 남자’였다. 트루시에감독은 3월 프랑스전에서 0-5, 4월 스페인전에서 0-1로 패하는 등 올 들어 대표팀이 단 한 골도 기록하지 못하는 극심한 골 가뭄 속에 언론의 집중 포화를 맞았다.

특히 그는 스페인전에서 공수 비율 2대8의 극단적인 수비 전술로 나서며 지금까지 주장해온 공격 축구 기조를 버려 2002월드컵축구를 불과 1년 앞두고 팀 운영의 근간을 뒤흔든다는 비난을 받았다. 극단적인 수비 축구로 대패는 면할 수 있지만 이길 수는 없다는 것.

레웅감독은 브라질이 2002월드컵 남미지역 예선 4위로 추락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매 경기 주전들을 바꿔 “도대체 브라질의 베스트 11은 누구냐”는 비아냥까지 샀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두 감독은 곤경을 면치 못했다. 트루시에 감독은 공격의 핵인 다카하라 나오히로를 비롯해 오쿠 다이스케, 핫토리 도시히로, 나나미 히로시, 나카무라 순스케, 야나기사와 아쓰시 등 주전들이 줄부상으로 빠지는 불운을 겪었다.

레웅감독 역시 호마리우를 비롯한 간판 스타들이 남미지역 예선 준비로 빠진데다 대회 직전에는 미드필드의 핵인 제 호베르토가 부상으로 브라질로 돌아가는 바람에 사실상 2군급으로 이번 대회에 나섰다.

두 감독은 그러나 위기를 정면 돌파했고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캐나다와의 경기 전 “이번 경기의 테마는 하나다. 처음부터 공격 축구를 펼치겠다”고 공언한 트루시에 감독은 전반 38분 실책을 연발한 수비수 우에무라를 과감히 빼고 대신 공격수 나카야마를 투입하는 결단을 내렸다. 왼쪽 날개로 출전시킨 플레이메이커 오노 신지에게도 패스보다는 과감한 슈팅을 주문하는 과단성을 보였다.

현지에서는 난적 카메룬을 꺾은 브라질의 상승세는 의문의 여지가 없지만 일본은 첫 경기에서 비교적 수월한 상대를 만나 공격 축구가 가능했다는 일부 회의론도 있다.

<가시마·니가타〓배극인·주성원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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