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아이에겐 이런 책을]조금 뚱뚱한 아이에게

  • 입력 2001년 6월 1일 18시 53분


◇ '뚱보면 어때, 난 나야'/이미애 글 최철민 그림/151쪽/ 7000원/ 파랑새어린이

“동빈아, 우리 이번에는 꼭 성공하는 거야. 살 쏙 빼자고.”(본문50쪽)

누군가 칠판 가득 낙서를 해 놓았어요.

‘돼지 배동빈의 일주일’

동빈이는 발이 붙은 듯 그 자리에 선 채로, 칠판의 낙서를 읽었어요.

월 원래부터 잘 먹는다. 배동빈.

화 화끈하게 잘 먹는다. 배동빈

수 수없이 먹는다. 배동빈

목 목 터져라 먹는다. 배동빈

금 금방 먹고 또 먹는다. 배동빈

토 토하고 또 먹는다. 배동빈

일 일어나지 못할 정도로 먹는다. 배동빈

기가 막혔어요. 동빈이가 멍하니 칠판을 쳐다보는 동안 아이들은 책상을 마구 두드려가며 웃어댔어요. 동빈이는 말없이 고개를 떨군 채 자리로 와 앉았어요. 고개를 들었는데 눈에 또 눈물이 가득 고였어요.

아침 자습 시간에 교내 방송이 흘렀어요.

“본교에서는 내일부터 비만아 특별 교육을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오늘은 비만아 특별 교육을 실시하기 위해 간단한 신체 검사를 할 예정입니다.”

아이들의 눈길이 모두 반에서 제일 뚱뚱한 동빈이에게 몰리는 걸 알 수 있었어요. 으윽, 비만아 교실….

아이들의 일상 생활과 밀착된 이야기 전개가 생생하고 실감난다. 자나깨나 앉으나 서나 뚱뚱하다는 타박을 들어야하는 아이. 그 아이에게 ‘그만 먹어’, ‘살 빼’라고 하기 전에 이 책을 건네주면 어떨까? 그리고 아이가 하는 양을 가만히 지켜보아 주면 어떨까?

2-3학년 정도면 읽을 수 있겠고 뚱뚱한, 아니 통통한 아이는 더욱 재미있어 할 것 같다.

<아침햇살 아동문학회> achs003@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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