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의 한 관계자는 3일 “김 추기경이 자신의 뜻과는 상관없이 27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 가톨릭대에서 ‘김수환 추기경 팔순잔치 겸 전집 출판기념회’(주최 가톨릭 신앙생활연구소)를 연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팔순잔치를 취소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팔순잔치의 주최측인 가톨릭 신앙생활연구소는 공식적인 초청장까지 찍어 각계 인사들에게 보낸 상태에서 김 추기경의 요청을 받고 갑자기 팔순잔치를 취소하느라 소동을 빚었다. 이날 행사는 간략한 출판기념회 형식으로 축소될 예정이다.
가톨릭 신앙생활연구소는 김 추기경의 사제서품 50주년을 맞는 9월 15일까지 김 추기경의 주요 연설문 기고문 등을 모은 전집 18권을 출판할 계획. 이에 앞서 김 추기경의 팔순에 맞춰 전집의 절반인 9권을 미리 선보이고 팔순잔치를 열려고 했다.
김 추기경 측은 “어차피 사제 서품 50주년 기념행사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중복을 피하기 위해 이번 팔순잔치는 없는 것으로 해달라”고 완곡한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주변에서는 김 추기경이 환갑이나 칠순잔치를계속거부해온 점 등으로 미뤄 이번 팔순잔치도 같은 이유로 취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송평인기자>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