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법 민사합의28부(문흥수·文興洙부장판사)는 지난달 15일 공장바닥에서 잠을 자다 숨진 권모씨(51)의 유족이 적절한 작업환경을 제공하지 않았다 며 사업주 송모씨(51)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송씨는 유족에게 4800여만원을 배상하라 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교통편이 없는 새벽에 근로자들이 공장에서 잠을 자게 되는 사정을 예상하면서도 최소한의 취침장비를 마련하지 않은 것은 사용자로서의 주의의무를 위반한 불법행위 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자신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 취침장비를 마련하거나 회사측에 휴식공간을 요구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도 이를 게을리한 권씨에게도 50%의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권씨는 99년부터 낚싯대 제조공장에 근무하면서 야간작업이 끝나는 새벽 4시반경 공장 바닥에 스티로폼을 깔고 잠을 자는 생활을 반복해오다 지난해 5월 공장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정은기자>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