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문학동네 신인상 박현욱씨 "왜곡된 성 비판"

  • 입력 2001년 6월 4일 18시 37분


문학계간지 ‘문학동네’가 주최하는 제6회 문학동네 신인작가상에 박현욱(34·사진)씨가 뽑혔다. 수상작은 중편소설 ‘동정 없는 세상’. 심사를 맡은 박완서(소설가) 도정일 황종연(문학평론가)씨는 만장일치로 박씨를 추천해 본심이 싱겁게 끝났다는 후문이다.

7일 출간되는 이 소설은 독자에게 ‘산뜻한 배신감’을 안겨주는 작품이다. “한번 하자. / 아니 싫어”라는 깜직한 도입부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수능고사를 끝낸 고3 주인공이 어떻하면 동정(童貞) 딱지를 뗄 것인가 자나깨나 골몰하는 내용이다.

성년으로 접어드는 남자라면 누구나 관심을 갖는 상투적인 소재지만 스토리는 예상을 슬쩍 비켜간다. 박씨는 “왜곡된 성(性)문화를 비판하면서도 재미있게 포장해서 교훈적인 메시지를 넣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단순한 ‘동정 떼기’가 아니라 다른 사람에 대한 인정과 배려를 배우는 것이라는 주제를 담고 싶었다” 는 것.

이런 도덕적인 주제를 찰진 입심으로 은근슬쩍 전하는 것이 매력적이다. 박완서씨는 심사평에서 박씨의 이런 솜씨를 “야하면서 건전하고, 불순하면서도 순수한 젊은 호흡이 느껴진다”고 평가했다.

94년 연세대 사회학과 대학원을 그만두고 잠시 직장생활을 했던 박씨는 습작을 시작한지 2년만에 문단에 데뷔했다. 쿤데라의 소설을 좋아한다는 박씨는 “성석제 소설의 경쾌한 스타일과 김소진 공선옥의 진지한 문제의식을 겸비하는 작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윤정훈기자>dig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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