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격렬한 시위가 벌어진 카트만두 시내에는 수천명의 경찰병력이 거리에 배치돼 소요사태에 대비했다. 전날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시민들은 돌과 벽돌을 던지며 최루탄을 쏘아 저지하는 경찰에 맞섰으며 이 과정에서 시위대 2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시민들은 이 사건이 디펜드라 당시 왕세자가 저지른 총기사고라는 당국의 발표를 거짓이라면서 정치적 음모라고 주장하고 있다. 왕실 주요 인사 가운데 갸넨드라 신임 국왕과 그의 아들만 참극의 현장에 없었던 점과 현장에는 있었던 새 왕비는 가벼운 부상만 입었다는 점 등으로 미루어 볼 때 갸넨드라 국왕이 왕위를 뺐으려 저지른 음모라는 해석이 많다. 갸넨드라 신임 국왕은 4일 시위를 잠재우기 위해 진상규명을 위한 조사위원회 구성을 지시했다. 그러나 조사위원으로 지명된 야당 지도자가 참여를 거부해 조사위 활동이 실제로 이뤄질 것인지 조차 불투명하다.
네팔 통일공산당의 마드하브 쿠마르 당수는 조사위원에 지명된 지 수시간 만에 성명을 통해 “조사위원회는 헌법 절차에 따라 구성되지 않았다”며 참여를 거부했다.
<정미경기자>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