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컨페더컵]고종수 다시 뛴다

고종수

‘한국축구도 다시 뛰고 고종수도 다시 일어서고….’

2001컨페더레이션스컵축구대회에 출전한 한국선수중 가장 아쉬움이 큰 선수는 누굴까. 대회 전부터 각광을 한몸에 받았으나 기대 만큼 활약을 못한 고종수(23·수원 삼성)가 아닐까.

컨페더레이션스컵 직전 열린 아시아클럽챔피언십에서는 그야말로 펄펄 날아다녔던 고종수가 이번 대회에서는 이렇다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0-5로 대패한 프랑스전은 차치하고라도 멕시코와의 두번째 경기에서 후반에 교체됐고 호주전에서는 아예 벤치를 지켰다.

고종수가 이름에 걸맞는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는 증거. 대표팀 선배 하석주(포항)로부터 ‘왼발의 달인’이라는 별명을 물려받을 정도로 올해들어 물 오른 기량을 과시하던 터라 팬들의 실망은 더 컸다. 더구나 이번 대회는 고종수의 유럽 진출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는 시험 무대이기로 했다.

고종수의 ‘큰 대회 징크스’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시드니올림픽에서는 현지에서 오른쪽 무릎을 다쳐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했고 아시안컵대회에서는 아예 엔트리에서 빠졌다. 번번히 세계 축구계에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이 안타까울 따름.

그러나 고종수에게는 아직 뛸 시합이 많이 남았다. 소속팀 수원의 프로축구 K리그 우승은 당면 과제. 궁극적인 목표는 당연히 내년 한국에서 벌어지는 월드컵이다.

대표팀 해산 이후 고종수는 몸과 마음을 다잡고 있다. 고종수는 7일 잇몸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98년 입은 부상을 확실히 치료하지 않아 조금만 피로하면 고름이 차고 심한 통증이 오는 등 고생을 해왔다. 아디다스컵과 아시안클럽컵에 이어 컨페더레이션스컵에 잇따라 출전하면서 혹사했던 몸을 가다듬어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것도 10여일을 남긴 K리그 개막일까지 해야할 일.

마침 고종수의 개인 용품 스폰서인 아디다스사는 고종수의 발에 꼭 맞는 ‘맞춤 스파이크’를 제공한다는 계획까지 세웠다. 7일부터 제작에 들어간다. 안팎의 준비가 착착 진행되는 셈. 17일 K리그 개막일에는 ‘다시 뛰는’ 고종수의 모습을 기대해도 좋을 듯 하다.

<주성원기자>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