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硏 세시풍속 조사]섣달 그믐 밤에 설차례 지낸다

  • 입력 2001년 6월 6일 18시 39분


정월 초하루가 아니라 섣달 그믐날 밤에 설차례를 지낸다!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과는 다르지만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 엄연히 전승되어 오고 있는 세시풍속. 국립문화재연구소는 경기 강원 충북 충남 제주 등 전국 5개도 80개 시군 240개 마을의 세시풍속을 조사한 결과, 이같은 새로운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강원 태백시 홍천군 횡성군 평창군 정선군 등의 일부 지역에서 섣달 그믐 밤 설차례 풍속이 전해오고 있다. 새해의 시작은 정월 초하루가 아니라 섣달 그믐부터라는 의미가 담겨있는 것. 섣달 그믐 밤에 차례를 지낸 집도 다음날 설 아침에 차례를 지내는데 이 때는 반드시 차례상에 밥을 올린다.

문화재연구소는 또한 강원 춘천시 횡성군 평창군 등의 일부 지역에서 1960년대 이전에 단절된 것으로 알려졌던 정월 대보름밤 횃불싸움이 여전히 계승되어오고 있는 것도 확인했다. 마을 청소년들이 달이 떠오른 뒤 횃불을 밝혀들고 편싸움을 하는 횃불놀이는 풍년을 기원하는 놀이로 대표적인 대보름 민속 중 하나.

문화재연구소는 이달말까지 조사를 마치고 이러한 연구성과를 담아 올해안에 조사보고서를 발간할 계획. 나머지 시도 240여개 지역에 대한 조사를 속개해 2002년까지 세시풍속 종합보고서 9권을 완간할 예정이다.

문화재연구소가 이러한 조사에 뛰어든 것은 민속전통이 급격히 사라지고 있다는 절박함에서. 2006년까지 신앙 예능분야 9권, 의식주 언어 분야 9권과 민속지도도 제작할 계획이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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