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 이씨는 “남편과 함께 논에 물 대는 작업을 하다가 귀가해 저녁밥을 차리던 중 마당에서 ‘퍽’ 소리가 나 나가 보니 남편이 입에서 하얀 거품을 내뿜은 채 마당에 쓰러져 있었고 옆에는 제초제 병이 놓여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숨진 박씨가 물이 부족해 자신의 논 1만3000여평 중 6000여평에 모내기를 못하자 며칠 전부터 심한 고민을 해왔다는 이씨의 말에 따라 박씨가 이를 비관해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이 마을 20여가구 농민들은 물이 부족하자 마른 논에 볍씨를 뿌리는 ‘건답직파’를 했으나 지난해 건답직파에 실패한 박씨는 올해는 모내기를 하겠다며 800여m나 떨어진 농수로에서 물을 끌어대기 위해 며칠 동안 고생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김제〓김광오기자>ko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