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리뷰]"쏘고 깨고 부수고…" 프랑스 영화 '토틀 웨스턴'

  • 입력 2001년 6월 7일 18시 32분


‘프랑스 영화’라고 할 때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엇일까.

모든 사람이 그렇지는 않겠지만, 일반적으로는 첫째, ‘예술’ 영화다, 둘째, 수준이 높겠다 (따라서 난해하다), 셋째, 재미없겠다, 일 것이다. 여기에 베니스영화제에서 비평가상을 수상했던 감독의 작품이라면 이런 ‘심증’은 더욱 굳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16일 개봉하는 ‘토틀 웨스턴’(Total Western)은 프랑스 영화에 대한 고정관념을 철저히 깨는 작품이다. 다시 말해 대중적이고, 생각이 필요없는, 상업적 재미를 겨냥한 영화라는 뜻이다.

1989년 ‘동정없는 세상’으로 베니스 영화제 비평가상을 수상한 에릭 로샹 감독이 이번에는 마음먹기라도 한 듯 미국식 액션 영화를 만들었다. 로샹 감독의 이전 작품들을 떠올리며 영화관을 찾은 팬에게는 의외일 수 있는 작품. 지난해 부산 국제영화제 오픈 시네마 상영작이기도 하다.

영어 제목에서도 풍기듯 ‘토틀 웨스턴’에서는 ‘서부극(Western)’의 공식이 눈에 띈다. 간간이 유머도 섞어 긴장의 완급을 조절했다.

대부분의 서부극이 그렇듯 이 영화 역시 황량한 풍경이 배경. 마을에서 동떨어진 곳에 위치한 청소년 감화원에 어느날 낯선 사람이 찾아든다. 마약 거래를 중개하다가 엉겹결에 쫓기는 신세가 된 ‘총잡이’ 제라르(사무엘 르 비앙). 그리고 그 뒤를 쫓아온 조직들. 감화원에는 한바탕 피바람이 분다.

어떻게든 아이들을 보호하려는 주인공과 무자비한 악당간의 간단명료한 대결구도와 현란한 총싸움, 마지막 무렵의 주인공과 악당 두목간의 1대1 결투. 그리고 로샹 감독은 영화 중간에 휘파람 소리 같은 배경음악도 잊지 않았다.

그러나 수없이 총싸움을 치르면서 출혈과 부상이 심했던 주인공이 악당 두목을 ‘처단’하기 위해 험한 지형을 뛰다시피 쫓아가는 마지막 부분은 실소를 자아낸다.

‘15세 이상 관람가’ 치고는 과하다 싶을 만큼 잔인하고 무자비한 폭력이 등장한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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