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도서관을 살리기 위한 범국민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어린이도서연구회 한국출판인회의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 등 10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학교 도서관 살리기 국민연대’(약칭 국민연대)는 9일 오후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학교도서관 살리기 백만인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이날 행사는 서울 난우초등학교 사물놀이패의 길놀이를 시작으로 취지문 낭독, 학생대표의 호소문 낭독, 서명, 사물놀이의 마무리 길놀이 순으로 진행됐다. 서명운동 첫날 1000여명이 서명했다.
국민연대는 이날 서명운동 시작에 즈음한 취지문에서 “열악한 교육 환경 때문에 ‘교육이민’과 ‘과외’가 급증하면서 공교육이 위기를 맞고 있다”면서 “학교 교육을 정상화하고 지식사회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앞서 학교도서관을 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연대는 법규정 미비로 학교 도서관 설치 및 도서확보 등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하루빨리 관계법령을 제정 또는 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재 학교 도서관은 ‘도서관 및 독서진흥법’의 적용을 받고 있으나 구체적인 시설기준이나 사서교사 배치 요건 등을 다른 법령이나 대통령령으로 위임만 해 놓아 사실상 사문화된 상태라는 것. 특히 사서교사와 관련된 이 법의 조항이 ‘…사서교사를 둘 수 있다’는 임의조항으로 돼 있어 전국의 1만4000여개 초 중 고교의 사서교사는 고작 140여명에 불과하다.
국민연대의 집계에 따르면 전국 각급학교의 학교 도서관 설치율은 초등학교는 58.0%, 중학교 79.1%, 고등학교 92.0%로 아예 도서관이 설치되지 않은 학교도 29.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학교당 열람 좌석수도 초등학교 29.8석, 중학교 50.2석, 고등학교 115석에 불과해 학생수에 비해 좌석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소장 도서 역시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학교별 평균 장서수를 보면 초등학교는 2803권(1인당 3.7권), 중학교 4062권(〃 6.0권), 고등학교 5681권(〃 5.4권)으로 나타났다. 이를 일본과 비교하면 학교당 평균 장서수는 3분1, 학생 1인당 장서수는 6분1 정도 수준이다.
상임대표를 맡은 연세대 한상완 교수(문헌정보학과)는 “학생들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학교마다 도서관을 충실하게 꾸며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학교 도서관 운영에 필요한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재정 지원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국민연대는 앞으로 서명운동을 통해 학교 도서관 관련 법령의 제정 및 개정을 촉구하고 학교 도서관을 육성 발전시키는데 필요한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
국민연대는 효율적인 서명운동을 위해 서울 여의도 맨하탄21리빙텔 821호에 사무실을 마련했다. 02-6333-7100
<김차수기자>kimc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