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LA다저스와 애너하임 에인절스의 인터리그 프리웨이 경기. 다저스 짐 트레이시 감독의 찬사처럼 박찬호(28)의 위기관리 능력은 그 어느 때보다 돋보였다.
제구력과 구위 불안으로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고 7회까지 무려 116개의 공을 던졌지만 박찬호는 위기 때마다 병살과 삼진, 번트 호수비로 실점을 막아냈다.
1-0으로 앞선 4회 대량 실점의 위기에선 운도 따랐다. 박찬호는 4회 2사 1, 2루에서 엑스타인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았지만 2루 주자 케네디가 득점한 뒤 1루 주자인 상대투수 오티스가 급한 나머지 홈 플레이트를 밟지도 않고 통과하는 바람에 더 이상 실점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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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명타자 제도가 있는 아메리칸리그에선 투수가 타격을 하지 않아 오티스는 이날 99년 데뷔 후 처음으로 타석에 섰는데 3루 주루 코치의 멈추라는 사인조차 보지 못한 채 냅다 뛰다 횡사한 것. 이를 본 박찬호가 재빨리 포수 채드 크루터에게 콜을 해줘 오티스를 태그 아웃시킨 것도 미국 생활 8년째인 베테랑 투수 박찬호의 순발력과 재치를 입증하는 대목.
그러나 박찬호는 타선의 침묵으로 8승 달성에는 실패했다. 타석에선 2타수 1안타를 쳤고 평균 자책은 7이닝 1실점으로 개막 이후 가장 좋은 2.75가 됐지만 1-1인 7회 공격 때 대타 도넬스로 교체돼 승패없이 마운드를 내려왔다.
다저스는 2회 무사 1, 3루에서 크루터의 유격수앞 병살타 때 1점을 뽑는데 그쳤지만 1-1로 맞선 9회말 1사 만루에서 그루질라넥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박찬호는 16일 오전 11시5분 애너하임의 에디슨 인터내셔널필드에서 에인절스와 재대결을 벌인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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