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3년생 P군(19)의 어머니는 이렇게 탄식했다. P군은 학원에 다니고 또 개인 과외도 받았다. 돈이 적잖이 들었지만 잘 가르치는 선생님에게 배우면 공부를 잘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큰 착각이었다. 스스로 공부하지 않는 학생은 어떤 선생님이 가르쳐도 좋은 결과를 맛볼 수 없다. 학생들이 과외를 받으며 스스로 공부하지 않는 한 공부의 주체는 학생이 아니라 선생님일 뿐이다.
갈수록 과외를 시작하는 나이가 어려지고 과외 과목도 늘어나는 추세다. 심지어 학교 수업을 마치면 곧바로 학원으로 직행해 밤늦게 집에 돌아와 곧바로 잠드는 학생도 있다. 초등학교 때부터 과외에 길들여진 학생은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잃어버리기 쉽다. 또 공부하는 즐거움도 느끼지 못해 점차 낙오하게 된다.
저학년일수록 자기 힘으로 공부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과외나 학원은 항상 보조자일 뿐이다. 따라서 공부계획을 과외나 학원이 아닌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을 중심으로 세워야 한다. 공부는 자신이 60% 이상을 하고 나머지를 남이 도와주면 좋다는 것이 내 경험이다.
진도에 연연하지 말고 모르는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한다. 자신이 미리 공부한 내용을 선생님에게 질문하고 점검을 받는 등 적극적인 참여자가 돼야 과외나 학원 공부도 성과가 있다.
진정한 실력은 언제 자랄까? 집에서 혼자 문제를 풀 때 자란다. 그래서 아무리 유명한 강사에게 과외를 받아도 스스로 최선을 다하는 학생을 이기기는 어렵다.
P군에겐 먼저 스스로 배운 내용 중에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문제들을 정리할 기회를 주었다. 그리고 그것을 집중적으로 공부하도록 했다. 예습과 복습을 반드시 하게 하고 제대로 공부했는지를 점검했다. P군이 혼자 해결하기 힘든 대목만 설명해주는 데 그쳤다. 3개월이 지난 첫 중간고사에서 P군은 90점이 넘는 상위권 점수를 받았다.
P군 어머니는 “선생님! 얘가 수학이 재미있어졌나 봐요. 시키지 않아도 집에서 수학공부를 열심히 하네요”라며 기뻐했다. P군은 수능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수학공부 절대로 많이 하지 마라’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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