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대학수시모집 심층면접 영어지문-시사로 토론식 평가

  • 입력 2001년 6월 10일 18시 47분


구술 삼층면접고사에서 다양한 전형방법을 동원해우수학생을 선발하려는 경향을 보였다
구술 삼층면접고사에서 다양한 전형방법을 동원해
우수학생을 선발하려는 경향을 보였다
8일 한양대에 이어 9일 고려대 경희대 이화여대 성균관대 숭실대 등이 2002학년도 1학기 수시모집 심층면접을 일제히 실시해 올해 첫 도입된 수시모집의 구술 및 심층면접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심층면접의 경우 대학마다 독특한 문제를 출제하기 위해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교과서적인 논술고사에서부터 개별면접, 집단토론 면접 등 다양한 전형방식이 동원됐다.

▽시사문제에 주목하라〓이번 수시모집 면접에서 나타난 뚜렷한 특징은 신문 방송에서 이슈가 된 시사문제를 주제로 한 내용이 많았다는 점이다.

한양대의 인성 가치관 평가에는 ‘이영자 체중 감량 의혹’ ‘기여입학제’ ‘교육이민’ ‘가뭄극복’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 등 요즘 한창 논란 중인 문제 또는 현안이 나왔다.

경희대는 심층면접에서 ‘당신이 인문계 고교 교장이라면 어떤 교과목을 신설 또는 폐지하고 시간을 조정하겠느냐’는 질문과 함께 그 이유를 설명하도록 했다.

‘현대의 금강산 개발’(이화여대) ‘안전벨트 착용’(성균관대) 같은 주제도 포함됐다.

▽영어지문 제시〓인문계 자연계 모두 면접의 주제에 대해 영어지문을 제시한 뒤 글의 요지를 묻고 이와 관련된 추가 질문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수험생의 수학능력 중 하나인 영어를 얼마나 이해하느냐를 간접 평가할 수 있어 대부분의 대학들이 영어지문을 채택했다.

한양대는 인성평가의 모든 주제를 영어지문으로 제시했고 이화여대는 ‘세계화와 동질화의 논란’ 문제에서 영어 글을 냈다.

▽전공학과 배경지식 평가〓심층면접에서는 수험생의 전공과 관련된 지식을 평가하려는 문제들이 주류였다. 특히 인문계보다는 자연계가 이런 경향이 강했다. 고려대는 ‘음식 쓰레기가 하천의 생물학적 산소요구량을 변화시키는 방법과 이유’를 물었다.

이화여대는 ‘컴퓨터 10대를 감염시키는 데 2시간씩 소요되는 컴퓨터 바이러스가 유포되기 시작한 후 1000만대가 보급된 우리나라 컴퓨터의 10%를 감염시키는 데 얼마나 걸리느냐’는 질문을 했다.

성균관대 자연계에서는 제시된 수리문제에 답과 풀이과정을 논리적으로 입증하라는 문제가 출제됐고 한양대는 교수 앞에서 칠판에 직접 수학 물리 화학을 통합한 문제를 풀도록 요구했다.

▽토론으로 평가한다〓고려대는 1차 서류전형 합격자 825명을 대상으로 심층면접을 실시했다. 제시문에 따라 자신의 논거를 펼치는 논술고사와 수험생 1명에 면접위원 2명이 나와 1인당 15∼20분씩 면접하는 구술고사를 치렀다.

‘기술문명과 인간의 삶’이란 주제 아래 단편소설과 외국 책에서 뽑은 영어 예시문을 섞어 다섯 가지의 예시문을 제시하고 현대인이 바라보는 기술문명에 대한 의미, 문제점에 대한 원인과 진단 및 해법 등을 수험생들이 피력하도록 했다.

고려대 김승권 입학관리실장은 “서류전형에서는 수험생 간에 큰 차이가 없어 면접구술고사에서 실력을 평가하려 했다”며 “수험생이 전공관련 지식을 얼마나 알고 있느냐도 중요한 평가 항목의 하나”라고 말했다.

<이인철기자>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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