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도 여러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있었으나 결국은 시장을 만족시켜주지 못하고 마감했다. 그중에서 가장 주목 받았던 인텔사는 그나마 회복을 전망해 주가 반등을 이끌었지만 인텔을 제외하고는 변변하게 실적이 좋아진 종목이 없다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사실 인텔의 실적도 2/4분기엔 호전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근 1년만에 실적 악화를 경고하지 않았다는 점이 부각되고 또한 하반기 회복 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이 주목받았다.
그러나 대형 컴퓨터 업체인 휴렛팩커드를 비롯해 통신장비의 대표종목인 주니퍼 네트워크 등이 실적 악화를 경고하고 나서는 바람에 인텔사만의 분전은 역부족이었다. 게다가 주말 거래에서 뉴욕증권거래소는 전산장애로 1시간 이상 거래가 정지되는 등 불안정한 주식시장의 움직임이 나타난 한 주였다.
그러나 인텔의 실적 전망이 예상보다 호전된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주말 반등에 실패한 것에 대해서 의아해 하는 투자자들이 많다. 인텔사의 비중이 다른 어떤 기술주보다 높고 그 상징성으로 인해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인텔의 실적 전망에 관심을 쏟았는데 좋은 결과를 발표해 놓고도 예상과 달리 주가 하락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물론 인텔의 실적 발표 이전에 호전을 미리 예상한 투자자들의 매수세로 미리 오른 측면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이 한가지 간과한 것은 최근 반도체 업종에서도 PC나 컴퓨터에 대한 비중보다는 통신장비용 수요가 늘어나면서 통신장비 업종의 중요성이 더 크게 증가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즉, 반도체 업종에서 통신장비용 수요를 무시할 수는 없으며 인텔사 실적전망을 통해 마이크로프로세서의 수요 회복은 자신했지만 통신장비용 반도체 수요 회복은 어렵다는 발언도 했다는 점에 주목하지 않았던 것이 불찰이었다. 따라서 주니퍼 네트워크사로 대변되는 통신장비 업계의 수요 침체가 계속되는 한 반도체를 비롯한 기술주들의 반등에는 한계를 들어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뜻하지 않게 인텔사의 실적 호전 전망이 나타났고 거래중단 등으로 이를 시장이 아직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에 금주에라도 추가적인 실적 호전을 알리는 신호가 나타날 경우 주가 반등 시도는 계속 이어지리란 전망이다.
(삼성증권 뉴욕법인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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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승호기자>tiger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