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英 시각장애자 블렁킷 신임 내무장관 맡는다

  • 입력 2001년 6월 10일 19시 14분


지난 4년간 영국 교육부 장관실로 매일 출근했던 래브라도산(産) 맹인인도견 ‘루시’가 이제 내무부 장관실로 근무지를 옮기게 됐다. 주인인 데이비드 블렁킷 교육장관(54·사진)이 근무지를 옮겼기 때문이다.

1997년 영국 역사상 최초로 시각장애인 각료로 임명돼 화제가 됐던 블렁킷 장관은 노동당의 총선 승리에 따라 8일 토니 블레어 총리가 단행한 개각에서 요직인 내무장관으로 임명됐다.

블렁킷 장관은 교육장관으로 재직하면서 교육 분야에 많은 돈을 투자해 중등학교의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는 등 교육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학부모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선천성 시각장애로 전혀 앞을 보지못하는그는47년 잉글랜드 북부 셰필드에서 가난한 집안의 아들로 태어났다. 피아노 조율사가 되려고 했던 그는 야간 대학을 다니며 교사 자격을 획득한 뒤 87년 셰필드에서 의원에 당선되면서정치인의길을걷게 됐다.

교육부 관리들은 그동안 블렁킷 장관에게 업무보고를 할 때 직접 읽어주거나 녹음해 들려주는 방식, 또는 보고서를 점자로 만드는 식으로 해왔는데 이제 그 일은 내무부 관리들의 몫으로 돌아갔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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