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 국적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동시 파업을 앞두고 12일 새벽까지 노사 협상을 벌였으나 진통을 거듭했다.
하지만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가 파업돌입 시점을 12일 0시에서 오전 6시로 연기해 노사가 극적으로 합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항공대란 오나=대한항공 조종사노조와 대한항공측은 11일 오전부터 연장비행수당 등 15개 수당 인상과 '운항규정 심의위원회' 의 노사 동수 구성 등을 논의했다.
노조 집행부는 이날 오후 6시부터 서소문 사옥으로 옮겨 사측과 밤새 협상을 벌였으나 이견을 쉽게 좁히지 못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노사가 이날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제시한 조정안(기본급 5% 인상, 직무수당 동결, 교통비 인상)을 놓고 교섭을 벌였지만 결렬돼 노조가 파업을 선언했다.
항공사 노조들이 파업에 돌입하면 12일 대한항공은 5만5000여명, 아시아나항공은 2만여명의 예약 승객들이 항공기를 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른 하루 손실액은 대한항공이 200억원, 아시아나항공은 50억원으로 추산된다.
▽노동계 움직임=민주노총은 정리해고 중심의 구조조정 저지와 비정규직 문제 해결, 두자릿수 임금 인상, 개혁입법 관철 등을 위해 총력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단병호(段炳浩)위원장은 "두 항공사 등 125개 사업장 노조원 5만5330명이 먼저 연대파업에 들어가고 13일부터는 서울대병원 등 보건의료노조 소속 12개 병원 1만1000여명이 잇따라 파업에 가세할 것" 이라고 말했다.
▽정부대책=정부는 11일 이한동(李漢東) 총리 주재로 노동관계 장관 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하고 재경 산자 노동 건교부와 기획예산처 등 5개 부처 장관 공동명의로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다.
정부는 담화문에서 "고용안정과 가뭄 극복에 힘을 모아야 할 시점에 연대파업은 자제되어야 하고 불법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 고 밝히고 법정근로시간 단축 등에 대해서는 노사정위원회를 통한 대화와 타협을 촉구했다.
정부는 "연대파업 계획은 모처럼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는 경제에 찬물을 끼얹고 대외신인도를 떨어뜨려 외국인 투자유치도 어렵게 만들고 있다" 고 지적했다.
대검 공안부는 연대파업에서 불법행위가 적발될 경우 파업주동자를 전원 사법처리하는 등 엄정 대처할 방침이다.
<정용관 송진흡 박중현기자>yong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