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에서 빗물 잘 쓰면 가뭄걱정 크게 덜지요"

  • 입력 2001년 6월 11일 18시 37분


“빗물을 이용하면 가뭄도 걱정 없어요.”

전국적으로 극심한 가뭄이 계속되는 요즘 ‘빗물 활용을 생활화하자’고 주장하며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학자들이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서울대 공대 지구환경시스템공학부 한무영(韓武榮·45·사진)교수가 이끄는 ‘빗물이용 연구회’. 한 교수는 지난달 초 중앙대 건축학과 이정형 교수 등 4명과 함께 이 연구회를 발족해 본격적 활동을 시작했다.

상수도공학이 전공인 한 교수가 빗물이용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년 전 일본을 방문했을 때. 80년대부터 집집마다 빗물 탱크를 설치하는 것이 보편화된 일본의 사례를 직접 보고 난 뒤부터였다.

빗물이야말로 부족한 수자원을 확보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 그는 미국과 독일 일본 대만 등 해외사례를 모으고 빗물 성분 분석 등 관련 연구를 시작했다.

홈통으로 연결돼 지붕에서 흘러내리는 비를 담는 빗물 탱크를 설치해 화장실 변기용은 물론 청소 설거지를 하는데 허드렛물로 쓰기만 해도 엄청난 양의 물을 절약할 수 있다고 한 교수는 말한다.

“가정집에서 화장실 변기용으로 쓰는 물만 해도 생활용수의 30% 정도를 차지합니다. 빗물 탱크가 아니라 보통 물통만 설치해도 빗물을 모으는 첫걸음으론 충분하죠.”

빗물 탱크 안에 먼지 등 대기 속의 이물질이 함유된 초기 강우를 걸러내는 장치를 설치해 다양하게 생활용수로 활용할 수 있으며 산성비의 경우도 중화해서 비상시에는 식수로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한 교수의 주장.

비용도 많이 들지 않는다고 한 교수는 말한다. 일본에서는 가정용으로 보통 300ℓ들이 탱크를 쓰는데 가격은 약 5만엔(약 50만원) 정도.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결코 비싸다고 할 수 없다는 것.

한 교수는 “빗물처럼 손쉽고 환경 친화적인 자원을 흘려버리면서 가뭄을 걱정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빗물 이용의 보편화를 위한 운동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 교수는 이를 위한 홈페이지(waterfirst.snu.ac.kr/rainwater)도 개설했다.

<민동용기자>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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