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한 일이 있으면 호스티스(스튜어디스)를 불러주십시오.”
순안비행장에 도착하자 세관 신고소 직원이 “손전화(휴대전화) 갖고 오신 분 맡겨놓고 가시라요”라며 보챘다.
고려호텔 프런트데스크에는 세계 각국의 현재 시각이 표시되는 액정 벽시계가 있었다. ‘율라지보스또끄(블라디보스토크)’, ‘로씨아(러시아)’, ‘벌가리아(불가리아)’, 등.
묘향산에서는 뱀술을 몇 병 샀다. “얼마예요?”
“‘열네딸라(14달러)’입니다.”
옥류관에는 아이스크림이 후식으로 나온다. 방북자 교육을 충실하게 받았던 터라 자신 있게 종업원에게 물었다. “접대원 동지, 저도 ‘얼음보숭이’ 좀 주십시오.”
북측 안내원이 웃긴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나이 많은 분들이나 기러지, 요즘은 거저 ‘에스키모’아니면 ‘아이스끄림’이라고 하면 됩니다.”
남으로 돌아오던 날 호텔 3층 복도에서 화장실을 찾자 종업원이 친절하게 일러주었다.
“오른쪽으로 쭉 가신 다음에, ‘에스칼레타’를 타고 2층으로 떨어지면 됩니다.”
<평양〓조인직기자>cij19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