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모바일]휴대전화 단말기 시장"기력회복"

  • 입력 2001년 6월 11일 18시 41분


이동전화 단말기 내수시장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6월 단말기보조금 폐지라는 초강력 악재를 만나 크게 위축됐던 내수시장이 올들어 판매량이 꾸준히 늘면서 어느새 보조금 폐지 이전 수준에 근접해가는 양상이다.

이처럼 판매량이 늘어나는 까닭은 무엇일까. 법적으로는 여전히 금지돼 있으나 현실적으로는 부활된 ‘우회적인’ 보조금 지급이 주된 요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 정통부는 현재 공식적으로는 ‘사회적 폐해가 심각하다’는 논리로 보조금을 부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내수경기 맑음〓지난해 6월 국내 단말기 내수시장 판매량은 38만9000대. 보조금 폐지의 영향으로 한달전 169만8000대의 4분의 1에도 못미치는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1년이 지난 요즘 단말기업계는 다시 예전 수준으로 회귀해가고 있다. 올해 들어 내수시장에서 매월 80만∼90만대씩을 꾸준히 팔아온 단말기업계는 4월 119만8000대, 5월 143만6000대 등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말로만 금지된 단말기 보조금〓4월부터 본격화된 단말기 내수판매 증가는 SK텔레콤이 시장점유율 50% 제한규정으로 인해 손발이 꽁꽁 묶여있는 반면 KT프리텔과 LG텔레콤이 가입자 확보를 위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비공식 자료에 따르면 5월말 현재 LG텔레콤이 15.3%로 전월 대비 0.7%포인트 증가했으며 KT프리텔도 시장점유율이 34%까지 올라갔다.

그러나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단말기 보조금이 슬그머니 되살아난 영향이 상당하다는 평가다. 삼성증권 이윤경 연구원은 “요즘 길거리에 나가면 30만∼40만원씩 하는 단말기가 공짜로 제공되는 사례가 생겨나고 있다”면서 “다른 조건이 붙는다고는 하지만 이는 우회적인 보조금 부활”이라고 말했다. LG투자증권 신현호 연구원도 “통신서비스 업체들이 대리점에 영업비를 지원하는 등 편법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속될지는 의문〓이같은 내수시장 회복세의 지속 여부는 단말기보조금에 대한 정부측 결정에 달려있다. 편법적인 보조금 지급이 SK텔레콤의 시장점유율을 떨어뜨리고 후발업체의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비대칭 규제의 효과를 극대화시킨다는 점에서 알면서도 침묵을 지키고 있다는 것이 증시 전문가들의 분석.

그러나 SK텔레콤이 6월말까지 시장점유율 50%를 맞춘 뒤 최근 상용화된 2.5세대서비스용 신형 단말기 판매를 위해 타 업체들처럼 우회적인 보조금을 지급할 경우 정통부가 그냥 지켜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LG투자증권 신연구원은 “전세계 단말기 시장이 지난해 50% 성장에서 올해 10%대로 성장률이 크게 둔화되고 있어 현재의 2세대 단말기를 교체하는 2.5세대용 단말기 내수 판매에 보조금이 지급되지 않을 경우 회복세가 곧 둔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텔슨전자 팬택 세원텔레콤 등 단말기제조업체의 주가에는 내수시장 회복이 이미 상당부분 반영돼 있다”고 덧붙였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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