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를 액면 그대로 믿는 애연가는 별로 없다. 애연가들은 '새 브랜드=담배값 인상' 이라는 오래된 공식을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 정이 든 브랜드를 고집하고 싶어도 담배 질이 떨어져 어쩔 수 없이 새 담배를 사서 핀 경험도 갖고 있다.
공사측은 이런 편법적인 담배값 인상에 대해 "정부가 담배값을 통제하는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는 고육책" 이라고 말한다.
이에 대해 마케팅 전문가들은 "브랜드를 한번 쓰다가 버리는 '비닐우산' 정도로 여기는 행동" 이라며 혀를 찬다. 기업가치를 구성하는 요소중 기업이 갖고 있는 부동산이나 공장보다는 무형자산의 비중이 점차 커지는 것이 현대기업의 추세다. 특히 소비재 기업은 브랜드 가치가 가장 중요하다.
전 세계에 흩어져있는 코카콜라 공장의 유형자산가치를 모두 합쳐도 840억달러에 이르는 '코카콜라' 브랜드가치보다 못하다. 나이키의 경우 제품은 하청을 통해 조달하고 본사는 브랜드관리와 마케팅 활동만으로 돈을 벌고 있다.
국내 신발산업은 독자적 브랜드 없이 주문자생산(OEM) 형태의 하청생산체제에서 벗어나지 못하다가 결국 무너졌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국내 대기업은 외국에서 중급 브랜드라는 인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이제 한국의 담배시장은 독점시장이 아니다. 더욱이 상대는 막대한 자본력과 마케팅 노하우를 갖고 있는 기업들이다. 일본의 국영기업인 일본담배산업주식회사(JT)도 '마일드 세븐' 이라는 브랜드로 전 세계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담배인삼공사는 미국의 담배회사인 필립 모리스가 왜 수십년간 줄기차게 카우보이를 등장시켜 '말버러' 광고를 하는지 곰곰 생각해야 할 것이다.
이병기<경제부>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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