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가상 사설망(VPN) ＂싸고 편하고＂

서울 본사와 미국 뉴욕지사를 연결하는 전산망으로 가장 싸게 설치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 ‘일과의 대부분을 외근하는 영업사원들도 회사 안에 있는 것처럼 사내 전산망을 쓸 수 있게 하는 길은 없을까?’

기업 정보화 담당자라면 누구나 갖고있는 고민이다. 그 해답으로 ‘가상사설망’(VPN,Virtual Private Network)이 떠오르고 있다. VPN은 인터넷에 가상의 기업전산망을 만들어 놓고 사용하는 것. 기업이 별도의 네트워크를 설치할 필요가 없고 어느 장소에서나 활용할 수 있는 게 최대의 장점이다.

미국 유럽 일본 등 통신비가 높은 국가를 중심으로 수요가 꾸준히 늘더니 올들어서는 국내에서도 빠른 속도로 대중화되고 있다. 국내 100여개사에 VPN 서비스를 제공중인 유니텔 관계자는 “VPN은 저속 전용선을 이용하는 것보다 저렴하고 속도와 안전성도 뛰어나 대리점이 많은 유통·물류업체들이 도입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VPN 시장은 지난해 약 500억∼600억원 정도에서 올해 1000억원대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례 1〓굿모닝증권은 지난 연말 VPN을 도입해 시스템 담당자들이 집에서도 ADSL 등 초고속 인터넷망으로 본사 전산망에 접속하고 있다. 증권사의 업무 특성상 야간에만 가능한 시스템 보수 및 관리작업을 집에서도 할 수 있게 된 것. 본부장급 임원들도 VPN 소프트웨어로 본사 서버에 접속해 외부에서도 증시상황을 파악하고 인트라넷망을 이용할 수 있다. 이 회사는 또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의 법인을 VPN으로 연결해 국제 통신비용을 월 2000만원 정도 낮췄다.

▽사례 2〓아시아나항공은 각 여행사의 발권용 단말기와 아시아나항공 전산망을 VPN으로 연결했다. 항공사의 발권 서비스는 잘못될 경우 큰 혼란이 올 수 있어서 철저히 전용망으로만 제공했던 분야. 그러나 전국 각지의 여행사를 저렴한 비용에 효과적으로 연결하는데는 VPN이 훨씬 유리하다. 이에따라 여행사에서는 전용선이 아닌 인터넷 VPN망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전산망에 접속해 발권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98년부터 3차례 VPN 구축작업을 벌여 겹겹의 보안망을 구성한데 이어 연말까지 여행사와 아시아나항공의 전산망을 직접 VPN으로 묶는 최종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국내 기업 VPN도입사례
회사	내용	비용 효과	구축사
제일제당그룹(www.cj.net)	글로벌VPN으로 해외지사 연결,현장 근무자 2000명 VPN접속 지원	월 2500만원의 통신비 60% 절감	CJ드림소프트,한국PSI넷
도드람유통(www.dodram.com)	서울사무소와 안성공장 VPN연결	월 통신비용 140만원	한국PSI넷
한글라스그룹(www.hanglas.co.kr)	인천,군산,부산 등 9개 공장,7개 영업소 연결로 네트워크 4배 확장	월 네트워크 투자비용 2700만원(종전 월 2400만원)	에임즈아이티
장인가구(www.jangin.net)	본사와 전국 6개 대리점 연결	장비대여 비용월 29만원,사용자당 월 500원.	데이콤
굿모닝증권(www.good-morning.co.kr)	런던,뉴욕 법인 연결.시스템담당자 및 임원 재택접속 지원	해외 통신비용만 월 1900만원 절감	체크포인트 파이어월 사용
아시아나항공(www.flyasiana.com)	여행사 발권용 단말기와 항공사 전산망 연결.재택접속 지원	계열사 VPN연결 서비스로 사용료 수익발생	하이콤정보통신(노텔 서버 사용)

▽어떤 제품이 있나〓보안 업체와 네트워크 장비업체,인터넷접속서비스업체(ISP)들이 VPN 시장을 놓고 동시에 경쟁하고 있다. 업체별로는 한국PSI넷, 퓨처시스템 등 전문업체들과 유니텔 데이콤 등 통신업체들이 VPN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통신도 지난해 기업시장을 겨냥한 ‘엔텀VPN’을 내놓고 경쟁에 가세했다. 체크포인트 워치가드 시스코 어바이어 노텔 등 해외 네트워크 장비·보안 업체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김태한기자>free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