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지방에도 '떴다방'…주택경기 꿈틀 신규분양 급증

  • 입력 2001년 6월 12일 18시 37분


10일 대구 달서구 용산동 ‘롯데 캐슬 그랜드’ 모델하우스. 서울 수도권 지역에서나 볼 수 있었던 이동식 부동산중개업자(속칭 ‘떴다방’)들이 등장하는 등 시종 북새통을 이루었다.

모델하우스 안은 청약자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모델하우스를 연 지 1주일만에 10만여명이 다녀갔고 34평 613가구는 이틀만에 분양이 끝났다. 12일까지 1619가구에 대한 평균 청약경쟁률은 3 대 1을 넘어섰다.

지방 주택 경기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신규 분양 물량이 급증하고 청약경쟁률이 수십 대 1을 기록하는 곳도 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대구. 이곳은 청구 우방 보성 등 지역 주택업체가 줄줄이 부도를 내면서 경기 침체의 골이 깊었다. 지난 2년간 새 아파트 공급은 아예 끊긴 상태였다. 그러나 5월 들어 분위기가 반전되기 시작했다.

태왕이 5월 수성구 범어동에 분양한 유성하이빌 277가구는 30평형대 청약경쟁률 33 대 1을 기록하며 분양을 끝냈다.

분양 열기가 달아오르자 신규 사업에 손을 놓고 있던 업체들이 대거 분양에 나섰다. 6월 한달 동안 4000여가구가 쏟아진다.

부산 광주 울산 등지도 주택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광주 주택업계에 따르면 5월 미분양 아파트는 3800여가구. 이는 지난해 5월 5500가구에 비해 32%나 줄어든 ‘성적’이다.

전남지역도 미분양 아파트가 같은 기간 7800여가구에서 5372가구로 줄어들었다. 광주 신시가지구 주공아파트 390가구에는 2200여명이 신청해 5 대 1을 웃도는 청약률을 기록했다.

부산 용호동 ‘LG 메트로시티’ 아파트 미분양 물량은 올 들어 500여가구나 소화됐다.

주택공사의 지방 미분양 아파트도 크게 줄고 있다. 지난해 말 1만2255가구에서 3월말 8919가구로 급감했고 이달 6일 현재 7364가구로 1573가구가 추가 감소했다. 지방의 주공 임대아파트도 지난해에는 초기 계약률이 80% 남짓에 불과했으나 올 들어서는 100%에 육박하고 있다.

민간업체 중 지방 사업을 가장 활발하게 벌이고 있는 현대산업개발 최용기 이사는 “부산 대구 등을 중심으로 분양 시장이 호조를 보이면서 4월에 830여가구의 미분양을 팔아 최고 판매기록을 세웠는데 지난달에는 860여가구로 이를 경신했다”고 자랑했다.

그렇지만 지방 주택경기가 완전회복되려면 여전히 시간이 필요하리라는 분석이다.

대주건설 허승회 실장은 “지방은 아직 주택 경기 침체의 골이 깊어 회복세는 제한적이다”면서 “경제 전반이 활성화되고 지방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야 회복세가 본 궤도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재성기자·대구〓이은우기자>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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