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파업 쟁점]외국인조종사 고용 '평행선'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는 12일 새벽 막판 협상에서 15개 수당 인상안을 모두 철회하고 조종사의 안전과 인사정책만을 문제삼았다.

기장 부기장 등 1400여명이 가입한 이 노조는 운항규정심의위원회 노사 동수 구성과 외국인 조종사 채용 동결 및 감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가 이들 요구에 집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운항규정심의위원회는 항공기 운항과 관련된 사항을 심의 의결한다. 노조측은 위원 수는 노사 동수지만 위원장을 회사측이 맡고 있어 조종사의 안전을 위한 규정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대한항공의 잦은 사고가 안전 규정이 미비해 발생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회사측은 이 같은 주장은 경영권을 침해하는 것이어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노조는 또 회사측이 외국인 기장을 250명이나 고용, 한국인 부기장이 기장으로 승진하는 기회를 막아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외국인 조종사 채용을 동결하고 2007년까지 외국인 조종사의 비율을 현재의 10%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 노조의 목표다.

대한항공측은 내국인 조종인력이 절대 부족해 외국인 기장을 충원하는 것은 항공기 운항을 위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양보할 수 없는 파업의 마지막 명분만 남겼다고 생각하는 노조와 경영권을 뺏길 수는 없다는 회사가 기세 싸움을 벌이고 있어 대한항공 노사는 원만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송진흡기자>jinh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