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보통 엄마' 이남수씨의 딸 교육 비법

  • 입력 2001년 6월 13일 18시 29분


'솔빛이네 학습법'으로 영어공부를 하는 초등학생과 어머니
'솔빛이네 학습법'으로 영어
공부를 하는 초등학생과 어머니
“이젠 무엇을 어떻게 시켜야 할지 모르겠어요.”

주부 김미라씨(36·서울 서초구 잠원동)는 초등학교 3학년인 외아들 영어공부 때문에 고민이다. 다섯 살 때부터 학습지에 어린이 영어학원, 한달에 60만원인 영어유치원까지 보냈지만 영 신통치 않다. 오히려 점점 싫증을 느끼는 눈치다.

‘엄마, 영어방송이 들려요’(길벗출판사)의 저자인 ‘보통엄마’ 이남수씨(39)는 고민하는 엄마들에게 이렇게 조언한다.

“영어학습은 24시간 영어와 함께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데서 출발합니다. 집중적으로 영어와 ‘놀게’하면 한 순간에 귀가 뚫리고 말이 나옵니다.”

‘엄마…’는 외국인 앞에서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던 이씨가 단 1년 만에 초등학생 딸 솔빛이를 ‘원어민 수준’으로 만들어낸 비법을 담은 책. 시중에 나온 영어학습서를 죄다 구입해 읽은 뒤 내린 결론을 딸에게 적용해보고, 많은 엄마들과 토론을 한 끝에 정립한 이씨의 ‘솔빛이네 학습법’을 소개한다.

▽터잡기〓준비되지 않는 땅에 영어라는 씨앗을 뿌려봐야 소용없다. 0세부터 초등학교 1, 2학년이 될 때까지는 느긋하게 ‘땅’을 고른다. 취학 전 영어교육은 오히려 방해만 될 뿐이다.

바흐나 헨델의 고전음악, 가야금 대금 등 국악, 새소리 등 자연의 소리를 들려준다. 그림도 마음껏 그리게 하고 연극 전시회 등에도 자주 데려가 정서를 풍부하게 한다.

영어가 국어나 공용어가 아닌 나라에서는 모국어 기반이 튼튼해야 외국어를 잘 할 수 있기 때문에 좋은 그림책이나 동화책을 자주 읽어 줘 일단 모국어를 완성시킨다.

▽소리잡기〓영어를 들으며 잠에서 깨고, 잠들게 한다. 오디오와 영어방송(Star World, CNN, BBC 등)을 계속 켜놓는다. 아이가 관심을 갖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녹음해 수시로 틀어준다.

영어로만 된 30분 정도의 오디오테이프와 영어만 적힌 그림영어책이 필요하다. 수준과 내용은 상관없다. 영어책의 글자를 짚어가며 ‘소리’를 듣는다. 뜻은 몰라도 아무 생각 없이 소리와 글자를 맞춰가며 듣기만 한다. 눈으로 글자를 따라갈 정도의 속도로 듣다 익숙해지면 점점 더 빠른 속도의 테이프를 듣는다.

매일 다른 테이프를 듣는 것이 좋다. 일부러 외우게 하거나 반복해서 들을 필요도 없다. 교재는 아이와 함께 서점에 가서 아이가 원하는 것으로 수시로 구입한다.

▽연속해서 따라 말하기(연따말)〓빠른 속도의 테이프를 계속 듣다보면 어느 순간 속도가 느리게 느껴진다. 그때 ‘소리잡기’ 단계에서 처음 들었던 쉬운 테이프를 들으면 입으로 따라 말할 수 있다.

차츰 속도가 빠른 테이프로 옮아가는데 아이들의 호흡은 아무래도 어른과 다르기 때문에 속도가 부모의 기대수준에 다소 미치지 못하더라도 괜찮다. 교재는 역시 영어로만 이뤄진 것이라야 한다. 100% 정확한 발음을 기대하면 곤란하다.

솔빛이네 학습법에 활용할 만한 듣기교재 및 방송매체
교 재내 용
비디오만화영화공룡시대, 미녀와 야수, 밤비, 101마리 달마시안, 라이언 킹, 뮬란, 백설공주, 스누피, 엄지공주, 신기한 스쿨버스, 알라딘
동물영화나폴레옹, 빙고, 베어킹, 스노볼, 베토벤, 프리윌리, 에드
가족영화삼총사, 스튜어드 리틀, 사운드 오브 뮤직, 8번가의 기적
오디오 북윌드컴 엘리트 명작 길라잡이, 옥스퍼드 책벌레 문고, 롱맨 클래식, 해리 포터 시리즈, NIV 성경
교육용 CD디즈니 시리즈, 파자마샘 시리즈, 브레인박사의 시간여행, 잃어버린 단어를 찾아서, 로제타스톤 레벨 1·2, 줌비니의 수학논리여행
방송 매체EBS 라디오 영어회화, EBS 라디오 고교 듣기평가, CNN, AFNKorea

▽의미잡기〓비디오 영어방송을 매일 1시간 이상 보면 점점 알아듣는 말이 많이 생기고 대사를 따라 말하거나 외워서 말한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선택, 반복해서 본다. 이쯤이면 내용이 어렵고 복잡한 비디오도 소화해낸다. 영어뉴스에도 약간 흥미를 갖는다.

이미 접해봤던 오디오테이프를 들으며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글자를 보며 빠른 속도의 테이프를 듣는다. 회화나 짧은 문장의 소리를 듣고 의미를 생각하며 정확하게 소리를 따라 해본다. 고교 듣기평가 문제집을 풀어보는 것도 좋다.

<이호갑기자>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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