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농구(NBA) 챔피언결정전을 위해 필라델피아에 머물고 있는 코비 브라이언트(22·LA 레이커스)가 고향 팬들에게 곤욕을 치르고 있다.
브라이언트는 80년대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선수로 활약했던 부친(조·48) 때문에 필라델피아에서 태어나 고교(로워 메리언고)때까지 자랐다. 브라이언트가 필라델피아를 떠난건 96년 샬럿 호니츠에 지명되어 NBA에 데뷔하면서부터.
이후 슈퍼스타로 성장한 브라이언트는 필라델피아와의 경기를 위해 간간이 고향을 찾았지만 이번처럼 3연전을 치르며 10일 이상 머문 적은 없었다. 브라이언트는 비교적 긴 이번 고향 체류 기간동안 고향 팬들과의 불화로 큰 어려움에 처한 것.
발단은 고교 시절 ‘전미 최우수선수’로 선정될 만큼 재능이 특출했던 그를 기억하고 있는 팬들이 사인을 요구하자 시간이 없다며 거부한 것. 브라이언트는 또 고교 시절 함께 농구를 했던 친구가 입장권을 부탁하자 “넌 필라델피아팬”이라며 매몰차게 거절했다.
이 사실이 지역 언론에 보도되자 그나마 애정을 가지고 있던 고향 팬들이 일순간에 적대적으로 돌아섰고 3차전에서는 성적 비속어를 사용한 야유까지 받아야 했다.
브라이언트는 그러나 “그들은 필라델피아와 싸우는 누구에게라도 야유를 퍼부었을 것”이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
하지만 최근 시즌 뒤 구단측이 그를 트레이드할 것이란 설이 끊이지 않아 브라이언트로선 이래저래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김상호기자>hyangs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