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경복궁 근정전(국보 223호)을 해체 복원하던 문화재청 관계자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근정전 남동쪽 귀퉁이 기둥과 1층 추녀 연결 부위가 심각하게 파손된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기둥에 정교하게 끼여 있어야할 추녀가 기둥에 불과 3,4㎝밖에 걸려 있지 않았다.
이를 발견하지 못하고 그냥 두었더라면 근정전 기둥은 머지않아 무너져 버렸을 것이다. 큰 사고로 이어지기 전에 보수공사 과정에서 이를 발견한 것이 관계자들로선 천만다행이었다.
문화재청은 현재 이 부분에 대한 정밀진단 작업을 벌이고 있다. 구조안전진단 결과를 토대로 전문가들과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부수 보강을 위한 과학적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보수 보강 안은 세가지. 첫째, 기둥 전체 완전 교체. 둘째, 기둥 중 파손 부위만 잘라내고 새로운 목재로 끼워 넣기. 셋째, 기둥에 철심을 박아 보강. 기둥을 통째로 교체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안이지만 그렇게 만만치 않다. 문제의 이 기둥은 높이 11.4m에, 지름 67㎝. 가공했을 때의 지름이 67㎝라면, 원목일 경우엔 지름이 1m 정도 돼야 하는데 이 정도 굵기의 곧은 소나무나 전나무를 국내에서 구하기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안전 진단 결과는 21일 나온다. 과연 세가지 안 중 무엇이 가장 과학적인지, 수입 소나무를 써야할 지 말아야 할지, 고건축 전문가들의 고민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