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일 비에케스섬 미 해군기지 앞에서 시위를 벌인 혐의로 90일간의 구금형을 선고받고 미국 뉴욕의 구치소에 수감된 샤프턴 목사가 단식을 시작한 것은 지난달 29일.
그는 음식 섭취를 완전히 끊고 물과 차, 영양제로만 연명해 몸무게가 7㎏ 가량 줄었다. 하루 2차례 의사 검진을 받으며 면회객들과 대화도 자주 나눈다. 함께 체포돼 단식에 나섰던 정계인사 3명 중 아돌포 캐리언 뉴욕 시의원은 일주일을 버티다 건강상의 이유로 중도하차했다.
비에케스는 푸에르토리코 동쪽으로 13㎞ 가량 떨어져 있는 작은 섬으로 미국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이 섬의 75%를 강제로 매입해 1938년부터 미 해군의 군사 훈련지로 사용했다.
9400여명의 섬 주민들은 미군의 폭격훈련 때문에 환경이 파괴되고 주민 건강이 악화되고 있다고 60년간 호소해 왔다. 지난해 4월엔 훈련 중이던 미군 전투기가 2기의 폭탄을 잘못 떨어뜨려 주민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한 뒤 주민들의 시위가 격렬해졌다.
그는 11일 옥중 기자회견을 열고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를 공개했다.
비에케스 섬의 어린이들을 가엾게 여겨 해군의 폭격훈련을 중단해 줄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편지는 팩스로 백악관에 전달됐다.
<김성규기자>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