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물이요 물" 보은의 살수차

  • 입력 2001년 6월 15일 00시 33분


“먼지와 소음으로 인해 주민들로부터 눈총을 받아온 업체들이 이번 가뭄에 자기일 같이 나서서 도와주니 이제는 절이라도 하고 싶습니다.”

동해고속도로(강릉∼동해)에서 4차선 확 포장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쌍용건설(주)와 인근라파즈 한라시멘트 공장이 지난 6일부터 1만8000ℓ 용량의 살수차 4대를 동원, 오전 8시부터 밤 10시까지 강릉시 옥계면 메마른 농지에 물을 공급해주자 농민들이 감격해하고 있다.

농민 김강열(金康烈·42·강릉시 옥계면 주수1리 5반 반장)씨는 “옥계면 주수리와 낙풍리에 걸쳐 180만㎡에 이르는 논밭이 메말라 죽어가는 이때 마을 인근 업체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물을 날라줘 현재 90만㎡의 농지가 생기를 되찾았다”며 “이들 업체들은 3㎞ 떨어진 북동저수지에서 물을 옮겨 이곳에 생명의 물을 공급해주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3개월전부터 가뭄이 들기 시작해 20일전부터는 농업용수로 쓰이는 주수천이 메말랐고 이후 땅을 파도 물이 안나와 자포자기 상태에 이르렀으나 그동안 공무원들은 이곳을 외면했었다”며 행정당국에 서운함을 덧붙였다.

한편 공사용 살수차를 농지에 투입시킨 쌍용건설(주)와 라파즈 한라시멘트 측은 “최악의 봄 가뭄으로 인해 농민들이 너무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고 안타까워 지원에 나섰다”며 “공사에 지장이 없는 한 가뭄이 해소될 때까지 물을 실어나르겠다”고 밝혔다.

<강릉〓경인수기자>sunghy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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