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농촌학교 "물없어 화장실도 못가요"

  • 입력 2001년 6월 15일 00시 33분


충북지역 일부 농촌 학교들이 극심한 가뭄으로 물이 부족해 수세식 화장실을 사용하지 못하는 등 극심한 불편을 겪고 있다.

농촌 학교 상당수가 상수도가 공급되지 않는데다 자체 관정도 없어 인근 농가와 간이상수도를 함께 사용하기 때문.

옥천의 안내중학교는 인근 농가와 함께 쓰는 간이상수도의 수량이 부족해 4월 초부터 소방서로부터 급수를 지원받고 있다. 이 때문에 수세식 화장실 대신 재래식 화장실을 이용하고 있을 뿐 아니라 학생들이 점심을 먹고난 식판을 닦을 물조차 부족할 경우도 적지 않다.

이 경우 조리원들은 2㎞ 가량 떨어진 안내초등학교까지 식판을 가져가 닦아 온다.

보은의 산외초등학교 장갑분교는 하루 오전 5∼7시와 오후 6∼8시 두차례만 물이 나와 교직원들이 일찍 출근하거나 퇴근시간을 미루고 물을 받아야 하는 실정.

재래식 화장실이 없어 수세식 화장실을 그대로 이용하고 있으나 물 탱크를 채우기에는 물이 부족해 용변을 본 후 바가지로 물을 떠다 세척해야만 한다.

괴산의 송면초등학교 역시 물 부족으로 안전사고의 우려가 있는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1학년생을 제외하고는 재래식 화장실을 이용하고 있다.

이 학교 관계자는 “걸레 등을 빤 물을 버리지 않고 두었다 화단에 뿌리는 등 최대한 물을 아껴쓰고 있다”며 “불편하지만 이번 가뭄을 물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계기로 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주〓지명훈기자>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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