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원대 식품생물공학과 박종현(朴鍾賢) 교수는 14일 서울시 주최로 열린 ‘자동판매기 위생관리 제고를 위한 워크숍’에서 “최근 3년간 자판기 컵음료의 미생물 오염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일부 자판기 컵음료에서 대장균이 검출됐으며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는 독성 바실루스균으로 오염된 자판기도 많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코코아차, 우유, 율무차, 밀크커피의 순으로 세균 오염도가 높았다.
박 교수는 “특히 식중독균으로 위해를 일으킬 수 있는 독성 바실루스균에 의한 오염이 많았다”며 “독성 바실루스균은 자판기 컵음료에서 생육이 잘될뿐더러 실제로 설사 및 구토를 일으키는 독소를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 자판기들의 경우 온도표시가 92∼95℃로 표시돼 있으나 실제 마시기 직전의 컵음료 온도는 위생법규에서 규정돼 있는 68℃보다도 낮아 세균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염 경로는 분말과 물이 믹서에 의해 혼합된 후 용액의 일부가 튜브에 남아 부패된 뒤 다시 음료에 섞이면서 오염을 일으키는 것으로 조사됐다. 커피, 홍차 등보다는 율무차, 미숫가루차 등 볶음곡류 분말을 사용하는 음료가 오염될 가능성이 더 높았다.
서울시내 자판기는 위생점검 미비로 식품위생법 위반율이 42.6%에 이르러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박윤철기자>yc9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