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구수한 농요가락 한마당, 내일 경남 고성들판서

  • 입력 2001년 6월 15일 21시 19분


‘들어내세∼들어내세. 이 모자리 에와내세∼에헤이∼에헤이.’

일요일인 17일 오전 10시 경남 고성군 고성읍 우산리 들판으로 가면 우리 조상들이 고달픈 농사일의 애환을 흥겨운 가락에 실어 보냈던 농요(農謠)의 참맛을 음미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국가중요무형문화재인 고성농요보존회(회장 김석명·金石明)가 마련하는 ‘제 16회 영남의 들소리 노래 한마당’이 그것.

고성농요는 ‘모찌는 소리’와 ‘모숭구는(모심는) 소리’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 이들 소리는 농사일의 진도와 상황에 맞게 박자가 느리거나 빠른 ‘긴 등지소리’와 ‘짧은 등지소리’, ‘점심 등지소리’ ‘저녁 무렵 등지소리’ 등으로 달라진다. ‘등지소리’는 힘겹고 고달플 때 부르는 노동요의 이 지역 사투리.

또 ‘논매는 소리’와 ‘도리깨 타작소리’, ‘물레질 노래’ 등도 곁들여진다.

이번 행사에는 대표적인 경북 농요인 ‘예천통명농요’와 영남 내륙지방의 독특한 창법이 돋보이는 ‘공처농요’도 소개된다.

‘백혜임 춤패’의 살풀이와 민요, 승무가 식전행사로 분위기를 돋우고 뒷풀이로는 고성가야국악연구소와 마산 백지원국악연구소 문하생들의 남도민요가 관람객과 함께한다. 참석자들에게는 걸쭉한 막걸리 한사발과 국수가 새참으로 제공된다.

고성농요보존회 김회장은 “조상들이 농사일로 지친 심신을 달래면서 불렀던 농요의 구성진 가락들을 직접 들녘에서 들을 수 있는 자리”라며 “올 농사의 풍년을 바라는 마음도 함께 일궈내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고성농요 보존회 055-674-2668

<고성〓강정훈기자>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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