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나는 이렇게 이직에 성공했다/소니코리아 배성윤 대리

  • 입력 2001년 6월 17일 18시 54분


소니코리아 배성윤 대리(32).

대학을 졸업하던 94년 국내 최고라는 S호텔에 입사했다. 6년동안 호텔에서 일했고 벤처기업을 거쳐 올해 5월 소니코리아에 입사했다.

나는 인사분야를 맡고 있다. 8년 직장생활동안 간간이 마케팅 기획 등을 하기도 했지만 ‘전공’은 인사및 총무업무다.

8년전 첫 보직을 받을 때 우리나라 대부분의 회사가 그렇듯 조직의 필요에 의해 인사를 맡게 됐다. 물론 면담이라는 절차를 거치기는 했지만 말이다. 입사 초기에는 3년가량 인사분야에서 일하다가 재무, 마케팅, 현장직을 거쳐 유학을 다녀온 뒤 임원이나 돼야지라는 생각을 했다. 아마 대기업에 근무하는 많은 직장인들이 나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거나 최소한 가졌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주요 부서를 두루 거쳐서 임원 한 번 돼보자는 것 말이다.

그런데 의도하지 않게 나는 인사를 5년이나 했고 호텔에서 마지막 1년은 마케팅 기획을 했다. 그러던 중 우리 사회를 들뜨게 했던 벤처열풍이 내게도 불어닥쳤다. 지금 돌이켜보면 벤처열풍의 막차를 탔지만 그때는 ‘대박’을 터뜨린다는 꿈에 부풀었다. 그리고 6개월이 지나 벤처 인큐베이팅 회사로 다시 옮겼고 역시 인사 총무 분야 컨설턴트로 활약했다. 이제 소니코리아에 안착하게 됐다.

돌이켜보면 내가 여러 직장을 원하는 때 옮길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한 우물’을 팠기 때문이다. 소니코리아는 최근 급성장하면서 인사관련 제도가 완벽하게 갖춰져있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 자리에 도전한 사람 가운데는 외국어를 훨씬 완벽하게 하는 사람도 많았지만 결국 내가 선택이 됐다.

지금 일하는 회사에 들어오는 과정에서 오랫동안 인사를 맡았고 벤처 인큐베이팅을 하면서 정보기술(IT) 엔터테인먼트 제조업체 등 여러 분야의 회사의 인사제도를 완성해줬다는 점을 강조했다. 짧은 기간에 몇 번 회사를 옮긴 것이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었지만 “이는 회사에 대한 충성도가 낮았다기보다는 벤처붐이 생겼다 사라진 시대적 특수상황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니코리아도 나의 실무 및 기획 경험을 높이 샀다.

벤처를 선택한 것은 어떻게 보면 잘 한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나는 회사를 옮김으로써 ‘인생의 안정’과 ‘보다 높은 연봉’을 달성했다. 소니의 연봉은 예전회사보다 30%가량 높다.

많은 사람들이 이직할 때 자신의 업무 분야를 바꾸고 싶어한다. 그러나 직장은 옮기더라도 직무는 한 분야를 하도록 권하고 싶다. 경력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한 가지 일을 얼마나 오래했느냐는 것이다. 그러므로 젊은 시절에 자기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전문가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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