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레이커스가 16일 필라델피아에서 벌어진 미국프로농구(NBA) 결승 5차전에서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를 108-96으로 가볍게 누르고 4승1패를 기록, 2년 연속 챔피언 등극에 성공했다.
이날 승리로 LA는 플레이오프 15승1패로 역대 한시즌 플레이오프 최고승률(0.938)을 기록하게 됐다. 종전 최고승률은 공교롭게도 이날 무릎을 꿇은 필라델피아가 83년에 세운 0.923(12승1패).
샤킬 오닐과 코비 브라이언트를 앞세워 2연패를 달성한 LA는 축제분위기. 현재의 전력이 매직 존슨과 카림 압둘 자바를 앞세워 5번이나 우승을 차지했던 80년대보다 낫다고 전문가들이 한결같이 평가를 내리기 때문.
LA가 이처럼 ‘파워군단’으로 평가받는 데는 필 잭슨감독의 용병술이 주효했다. 참선을 취미로 삼을 만큼 정신적인 면을 중요시하는 잭슨감독은 정규리그에서 오닐과 브라이언트가 서로 으르렁거리며 삐걱거리자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는 선수는 필요없다”고 일침, 두 스타를 다시 협력하도록 만들었다.
1월만해도 6승6패로 절반의 승률에 머물며 퍼시픽디비전 3,4위를 오르내던 LA는 잭슨감독의 독려 이후 급상승세를 탔다.
오닐과 브라이언트는 한번 마음을 다잡자 펄펄 날며 4월 이후 근 석달동안 25경기 중 4월2일 뉴욕전과 6월7일 결승1차전에서 패한 것 말고 23승을 합작해냈다. 5차례의 결승전에서 오닐이 3번, 브라이언트가 2번 득점1위를 차지하면서 서로 주거니받거니 우애를 과시했다. 두 스타에게 수비가 집중되면 로버트 오리, 데릭 피셔, 릭 폭스 등이 오픈찬스에서 3점슛을 터뜨려 준 것도 LA를 더욱 강인하게 만든 원인.
잭슨감독은 시카고 불스 시절 6번을 포함 8개의 챔피언반지를 끼게 돼 50∼60년대 보스턴을 9차례 우승시켰던 전설적 감독 레드 아워백의 기록에 바짝 다가섰다.
2년연속 챔피언결정전 MVP에 선정된 오닐은 “지난해 우승 때는 얼떨떨했지만 이번에는 드디어 역사에 내 이름을 새겨넣게 됐다는 감흥이 크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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