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에 문제가 없어보이는 이 기업의 주주들이 회사문을 닫으면서 자본금을 나눠갖는다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주가가 현재의 기업가치 뿐만아니라 미래의 기업가치까지 반영하는 점을 감안한다면 꼭 이해못할 것도 없다. 적정주가란 현재 갖고 있는 현금에 앞으로 매년 벌어들일 수익흐름을 현재가치로 환산해 더한 값이다. 사실은 미래의 기업가치가 더욱 결정적이다.
요컨대 주식투자자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이 기업이 지금 갖고 있는 현금을 투자했을 때 은행이자 이상의 수입을 가져다 줄 수 있는지’이다. 그러니 변변한 수익모델이 없는 닷컴에 대해서는 ‘사업을 한답시고 그나마 지금 갖고있는 현금을 한푼두푼 까먹고 말 것’이라고 보게 되는 것이다.
주가순자산비율(PBR) 분포 | ||
(단위:개,배) | ||
PBR | 코스닥 | 거래소 |
1미만 | 104 | 374 |
1이상 2미만 | 218 | 63 |
2이상 | 188 | 28 |
단순평균(배) | 2.59 | 0.85 |
※주:자본잠식기업을 제외한 12월결산법인(코스닥 510개, 거래소 465개)을 대상으로 6월 15일 주가를 기준으로 계산. (자료:증권거래소, 코스닥증권시장) |
앞으로 영업에서 나름대로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지만 배당을 거의 하지 않는 등 투자자들의 요구를 무시하는 ‘짠돌이기업’을 외면하는 것도 당연하다. 나아가 수익모델이나 투자자에 대한 시각에 문제가 없더라도 증시자금이 부족하면 주가순자산비율(PBR·주가를 주당순자산가치로 나눈 비율)이 1에 못미치는 경우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PBR이 1이 안 된다고 해서 반드시 ‘저평가돼 있다’고 볼 필요는 없다. 저PBR주, 저PER(주가수익비율)주, 저PSR(주가매출액비율)주는 성장성이 뛰어난 종목을 선별하기 어려운 약세장에서 증권사들이 으레 추천하는 ‘퇴행성 테마’의 성격이 짙다.
성장성에 주목하는 투자자라면 오히려 성장성에 힘입어 주가가 기세좋게 올라가는 고(高)PER 상황에서 사들인 뒤 성장성이 주가에 충분히 반영된 저(低)PER 시점에서 파는 적극적인 투자전략을 구사할 것이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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