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장의 지휘로 만들어진 최근 작품으론 유오성, 장동건이 출연한 ‘011 n.TOP 친구편’, 수녀와 비구니가 함께 자전거를 타는 ‘SK텔레콤 기업광고’가 있다. 일반 스텝과 달리 CD는 동시에 광고 3∼4편의 제작에 관여한다. “광고주와 카피라이터, 아트디렉터가교대로 괴롭히는 사람이 바로 CD랍니다.” 자신의 일을 설명하며 이국장은 너스레를 떤다.
“밖에선 CF촬영이 광고제작의 전부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이디어를 모으고, 광고주와의 협의하는 그 전 과정이 더 길고 어렵습니다. 프로젝트가 길어지면 몇 달씩 고생을 하죠.”
넘치는 일거리로 CD는 ‘하루하루를 닥치는 대로’ 산다. 자기 스케줄을 찾거나 약속을 한다는 건 아예 불가능하다. 촬영현장에선 야전사령관 역할도 한다. 모델과 감독 등 제작진과 협의해 연기와 배경을 현장에서 적절하게 조정하는 것이 CD의 책임. ‘n.TOP 친구편’을 찍을 때는 실제 포장마차 주인인 할머니 모델의 연기가 어색해 “맘대로 하세요”라며 애드립을 유도하기도 했다.
“규칙적이라든가 계획적이란 것과는 담을 쌓고 삽니다. 광고계 밥을 16년이나 먹다보니 이젠 버릇이 되긴 했지만요. 오히려 몸속 ‘생체시계’가 고장나 나이를 안먹는 것 같아 좋습니다. 보세요, 남들보다 젊어보이죠?” 일요일인 17일에도 출근해 밤을 샜다는 그가 다시 야근을 준비하며 남긴 말이다.
<문권모기자>afric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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