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사커서핑]강아지 잔디 뜯어먹는 소리…

  • 입력 2001년 6월 19일 14시 41분


세계 축구의 진수를 보여준 컨페더레이션스컵.

한국대표팀이 4강에 떨어지면서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줬지만 프랑스, 브라질의 경기를 직접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면서 축구 열기는 한껏 올라갔다.

그 뒤를 이어 벌어지는 2001 프로축구 정규리그. 한마디로 '썰렁' 그 자체였다.

텅빈 관중석은 물론이고 컨페더컵을 통해 눈이 높아진 팬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엔 너무나 부족한 기량이었다.

결과적으로 5개 구장에서 벌어진 개막전에 총 6만여명만이 입장했다. 지난해보다 무러 21%나 감소한 수치.

선수들의 기량이야 하루 아침에 높아지는 것이 아니니 달리 탓할 것도 아니다.

하지만 월드컵 개최를 1년 앞둔 시점에서 국내 축구 열기는 한창 고조되야만 한다는 사실에는 모두 공감한다.

그렇다면 팬들을 경기장에 모을 수 있는 가장 큰 대안은 바로 월드컵 경기장에서의 시합.

이미 수원구장과 울산 문수경기장은 완벽한 시설로 팬들에게 첫선을 보인바 있다. 만일 개막전을 월드컵 경기장에서 펼쳤다면....

아마도 선수들의 시합보다는 월드컵 경기장을 보려고 찾아오는 관중들도 꽤 될을 듯 싶다.

팬들이 모이면 자연 선수들도 신이나서 보다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펼쳤을 것이다.

뻔한 이치를 알면서도 왜 개막전은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리지 못했을까?

답은 뻔하다.

경기장의 사용권을 갖고 있는 지자체와 월드컵 조직위의 답변은...

'잔디 보호가 힘들다', '사용료 자체가 너무 적다' 등등.

무슨 강아지 잔디 뜯어먹는 소린지...

무지막지한 자금을 들여 건설한 경기장을 월드컵 경기만 딱 치르고 말 셈인가?

시설관리, 잔디 보호 등은 완벽한 핑계에 불과해 보인다.

문수 경기장에서 개막전을 열지 못한 것도 울산시가 300억원(떼돈을 벌 생각인가?)의 사용료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원구장 역시 같은 문제로 프로경기를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막대한 비용이 들어갔기 때문에 비용의 회수를 위한 노력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단, 국민을 위해 일하고 있는 지자체와 조직위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국민적인 축구열기를 저해한다면 국민적인 비판을 면키는 힘들다.

그나마 대전과 수원에서 조만간 프로경기를 열기 위한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니 열받는 현실을 생각해보면 다행스럽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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