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증시포커스]거시지표 호조는 현주가에 충분히 반영됐다

  • 입력 2001년 6월 20일 08시 18분


"국내증시가 600포인트대 지수를 유지하는 것은 3/4분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강하게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다수 이코노미스트(경제분석가)들은 최근 발표된 거시경제지표는 현주가에 이미 반영됐다는 반응을 보인다. 최근 나스닥시장의 하락에도 국내증시가 600포인트대를 유지하는 것은 실업률하락과 가계와 기업의 체감경기 호전 등으로 3/4분기부터 경기가 바닥권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공감대에 기인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동수 동양증권 이코노미스트는 "5월중 실업률 하락과 소비자기대지수, 기업경기실사지수의 상승추세유지 등 거시경제지표 호전에 힘입어 국내증시가 600포인트대를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시장참가자들의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거시경제지표가 뒷받침하면서 국내증시가 600포인트대를 고수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5월중 실업율은 3.5%로 전월대비 0.3%P 하락했다. 5월 소비자 기대지수도 99.5를 기록하면서 5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발표한 3/4분기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100을 넘어서는 등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상재 현대증권 리서치센터 경제조사팀장도 최근 발표된 거시경제지표는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적어도 추가하락을 저지하는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팀장은 "가계소비심리와 기업체감경기 호조는 실물경기가 3/4분기에 완만한 회복조짐을 보이다 4/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회복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3/4분기에 수출부진이 이어지더라도 소비와 투자회복으로 성장률 부진을 만회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지만 수출부진이 이어질 경우 가계와 기업의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충족되기 힘들 다는 우려도 증시일각에선 제기한다. 실물경제가 시장참가자들의 '기대심리'를 충족시키지 못해 현지수대 유지를 장담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오성식 B&F투자자문 이사는 "소비자기대지수가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자동차 선박 기계류 등 구경제의 수출이 호조를 보인데 기인했다"며 "산업구조상 IT산업의 수출이 되살아나지 않으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충족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즉 총수출의 37%를 차지하는 IT산업의 부진이 지속되는 한 3/4분기부터 경기가 바닥권에서 탈출할 것이란 기대감을 충족하기 힘들 것이라고 경고한다. 실제로 미국 IT산업의 경기회복이 4/4분기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우려감이 확산되면서 국내경기 회복시점도 늦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같은 우려감 때문에 국내증시도 3/4분기이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오 이사의 주장이다. 또한 그는 IT산업의 조짐이 나타나기 전까지 국내증시가 전고점을 상향돌파하기가 어렵다고 전망한다. 성급히 주식투자비중을 확대하지 말라는 얘기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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