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이코노미스트(경제분석가)들은 최근 발표된 거시경제지표는 현주가에 이미 반영됐다는 반응을 보인다. 최근 나스닥시장의 하락에도 국내증시가 600포인트대를 유지하는 것은 실업률하락과 가계와 기업의 체감경기 호전 등으로 3/4분기부터 경기가 바닥권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공감대에 기인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동수 동양증권 이코노미스트는 "5월중 실업률 하락과 소비자기대지수, 기업경기실사지수의 상승추세유지 등 거시경제지표 호전에 힘입어 국내증시가 600포인트대를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시장참가자들의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거시경제지표가 뒷받침하면서 국내증시가 600포인트대를 고수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5월중 실업율은 3.5%로 전월대비 0.3%P 하락했다. 5월 소비자 기대지수도 99.5를 기록하면서 5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발표한 3/4분기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100을 넘어서는 등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상재 현대증권 리서치센터 경제조사팀장도 최근 발표된 거시경제지표는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적어도 추가하락을 저지하는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팀장은 "가계소비심리와 기업체감경기 호조는 실물경기가 3/4분기에 완만한 회복조짐을 보이다 4/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회복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3/4분기에 수출부진이 이어지더라도 소비와 투자회복으로 성장률 부진을 만회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지만 수출부진이 이어질 경우 가계와 기업의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충족되기 힘들 다는 우려도 증시일각에선 제기한다. 실물경제가 시장참가자들의 '기대심리'를 충족시키지 못해 현지수대 유지를 장담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오성식 B&F투자자문 이사는 "소비자기대지수가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자동차 선박 기계류 등 구경제의 수출이 호조를 보인데 기인했다"며 "산업구조상 IT산업의 수출이 되살아나지 않으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충족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즉 총수출의 37%를 차지하는 IT산업의 부진이 지속되는 한 3/4분기부터 경기가 바닥권에서 탈출할 것이란 기대감을 충족하기 힘들 것이라고 경고한다. 실제로 미국 IT산업의 경기회복이 4/4분기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우려감이 확산되면서 국내경기 회복시점도 늦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같은 우려감 때문에 국내증시도 3/4분기이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오 이사의 주장이다. 또한 그는 IT산업의 조짐이 나타나기 전까지 국내증시가 전고점을 상향돌파하기가 어렵다고 전망한다. 성급히 주식투자비중을 확대하지 말라는 얘기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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