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로 컴퓨터 TV 옷 등을 살 때 6개월 또는 12개월 할부로 하는 사람이 적지 않지만 이에 대해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다. 할부로 하면 은행에서 돈을 빌릴 때보다 비싼 이자가 붙는다는 것이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매월 내는 할부금이 크지 않아 이자에 대한 민감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대기업에 다니는 H씨(40)는 최근 한 백화점에서 DVD플레이어를 120만원에 사고 신용카드로 12개월 할부조건으로 결제했다. 이에따라 그가 12개월동안 매월 내는 할부금은 11만4000원. 언뜻 보기엔 크지 않지만 그가 내는 총금액은 136만8000천이나 된다. 이자가 16만8000원인 셈. 신용카드가 적용하는 그의 신용등급은 최상급이지만 할부금리는 연14.0%가 적용됐기 때문이다.
그의 신용도라면 시중은행에서 연10%로 2000만원까지는 보증인없이도 빌릴 수 있다. 일정 한도를 정해놓고 마이너스대출 계약을 맺어놓으면 돈이 필요할 때마다 언제든지 꺼내 쓸 수 있다.
그가 만약 DVD플레이어를 할부로 사지 않고 일시불로 산 뒤 다음달 결제일에 120만원을 꺼내 대금을 갚았다고 하자. 이때부터 그가 1년간 부담하는 이자는 12만원. 할부로 살 때보다 4만8000원이나 적다.
신용카드를 쓸 때 가급적 할부를 이용하지 않는 것이 높은 이자부담에서 벗어나는 길. 신혼상품을 마련하거나 이사한 뒤 가재도구를 사는등 어쩔 수 없이 많은 돈이 들어갈 때라도 일시불로 하고 대금은 은행에서 대출받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홍찬선기자>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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