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영업시간을 운영하는 은행지점 | ||
은 행 | 지 점 | 운영시간 |
신한 | 동대문(서울) | 평일-오전6시반∼오후4시반 |
국민 | 퇴계로(〃) | 평일-오전8시∼오후5시 |
주택 | 동대문(〃) | 평일-오전6시∼오후4시반 |
한빛 | 롯데월드(〃) | 평일-오전10시반∼오후5시반 |
외환 | 압구정점(〃) | 평일-오전9시반∼오후7시 |
한미 | 까르푸, E마트(경기 일산) | 평일-오전10시∼오후9시 |
HSBC | 분당(경기) | △평일-오전9시반∼오후4시반,오후6∼9시 △토-오전9시반∼오후4시반, 오후2∼6시, 일-오전11시∼오후6시 |
(자료:각 은행) |
이른 아침 3∼5개의 창구를 열려면 7∼9명이 출근해야하니 지점 직원 47명이 나흘에 한번씩은 일찍 출근하는 셈이다. 이 지점의 박철웅차장은 “8시에 개점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이 약 20분이어서 오전 7시40분까지는 출근해야 금고의 문을 여는 등 개점 준비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진짜 새벽에 문을 여는 은행도 있다. 신한은행 동대문지점은 오전 6시반에 문을 연다. 밤샘 영업을 한 뒤 새벽에 입금하는 상인들이 주 고객이어서 이른 아침이 고객 공략의 ‘황금시간대’다.
반면, 한빛은행 롯데월드 잠실점은 오전10시반에야 문을 연다. 백화점을 이용하는 고객이 주 타깃인 만큼 아예 백화점 개점 시간에 맞춘 것.
흔히 은행의 영업시간을 오전9시반∼오후4시반으로 알고 있지만 지점의 특성에 따라 영업시간이 탄력적으로 운영되는 은행 지점이 늘고 있다.
은행들이 일차적으로 눈을 돌린 곳은 이용 고객층이 확연히 구분되는 지역. 일정 시간대에 돈이 모이는 상권이 많다. 서울의 남대문 동대문시장은 밤샘 영업을 한 상인이, 백화점이나 할인점은 쇼핑객이 각각 주 고객인 만큼 이들이 즐겨찾을 수 있는 시간으로 은행업무시간을 조정한 것. 하나은행 김종렬부행장은 “남대문시장 등은 영업시간 이전에 개점하면 효과가 상당할 것”이라고며 “지점을 확보하지 못해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아쉬워 말했다.
경기 일산 분당 등 신도시의 경우 베드타운이라는 지역적 특성상 야간에도 영업하는 ‘나이트뱅킹’이 주도적이다. 한미은행은 경기 일산의 까르푸매장과 E마트매장이 24시간 영업인 점에 착안, 저녁 9시까지 은행업무를 볼 수 있게 했다. 한미은행측은 “야간에 맞벌이부부가 장을 보러 나왔다가 대출상담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부부가 같이 오면 계약 성공률이 높다”고 말했다. 또 올들어 HSBC는 경기 분당지점에서 평일의 ‘나이트뱅킹’은 물론 주말에도 영업하고 있다.
그러나 은행들의 ‘영업시간 파괴’는 높아만가는 고객의 기대치에는 턱없이 못미치는 수준이다. 숨가프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도 대부분의 은행 문은 수십년째 오전 9시반까지 굳게 닫혀 있기 때문이다. 사업상 오전에 주로 은행을 이용한다는 이모씨(45·경기 성남시)는 “늘 개점 전 은행에 들어가 번호표를 뽑고 기다린다”며 “적어도 일반 기업체의 업무시간인 오전9시엔 문을 열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은행원들은 이에 대해 “오전9시반에 개점하더라도 출근은 늦어도 9시까지는 해야하며 오후 4시반에 폐점해도 퇴근 시각은 오후7시경”이라며 영업시간 파괴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이다. 더욱이 외환위기 이후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근무환경이 열악해진 은행원들을 설득하기가 쉬울 것 같지는 않다.
<이나연기자>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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