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프라이부르그 대학 이론물리학연구소의 장이쳉 교수는 남녀간의 중매에서 개인들이 가지고 있는 정보인 선호하는 사람들의 목록이 길면 길수록 만남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수학적으로 분석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체코의 프라하에서 열린 나토 고등연구정기 워크숍(NATO ARW) ‘경제 모델을 위한 응용물리학 분과’에서 발표됐다.
이제까지 경제분야를 중심으로 집단 간 이익문제에 있어서 ‘제로 섬’(zero sum)이론이 우세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 교수인 레스터 서로우는 도박에서 잃은 돈과 딴 돈의 합이 0이 되는 것처럼 어떤 경제 문제든지 그것을 해결하려면 일부 사람들에게 이득이 되는 만큼 다른 사람들에게 손해를 입힌다는 제로섬 게임으로 규정했다.
제로 섬 이론에 따르면 선호자 목록이 짧은 사람은 손해를 입고 긴 사람은 이득이 돼 결국 사회 전체의 이익은 0이 된다. 그러나 장 교수는 남성과 여성 어느 쪽이라도 선호자 목록이 길어지면 목록이 짧은 사람도 긴 목록을 가진 사람에게 프로포즈를 받을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는 것을 밝혀냈다. 즉 이 경우에는 제로 섬 이론이 통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장 교수는 또 개별적으로 획득된 정보가 공유될 때 사회 전체로는 더 큰 이익이 발생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모든 사람의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 중매자가 나서면 개인적으로 상대를 찾는 비용이 크게 줄어들며, 개인에게 최대 만족은 아니다하더라도 가장 많은 사람들을 만족시키는 결합을 추구하기 때문에 사회 전체로는 이익의 파이가 더 커진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경제분야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서울대 문병로 교수(컴퓨터공학부)는 “기업들이 자사가 가진 고객의 정보를 이용해 일대일 광고를 하는 경우에도 일정한 수수료를 주고 중매자에게 기업 광고를 맡기면 중매자가 다른 회사의 고객 정보까지 활용해 광고를 하므로 개별 기업의 이익은 커지고 사회적 비용은 줄어든다”고 말했다.
<이영완동아사이언스기자>puse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