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100건당 사망자 수 비율을 나타내는 치사율이 전국 고속도로 가운데 가장 높은데도 도로구조개선사업 등 안전대책이 미흡해 해마다 사망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20일 도로교통안전공단 광주전남지부에 따르면 84년 개통된 88올림픽 고속도로(대구시 달성군∼전남 담양군까지 총 연장 182.9㎞)에서 지난 한해동안 161건의 교통사고가 발생, 69명이 숨져 치사율이 전국 고속도로 가운데 가장 높은 42.9%로 집계됐다.
이는 경부고속도로(8.6%), 호남고속도로(14.2%), 중앙고속도로(17.2%) 등 지난해 전국 고속도로 전체 평균 치사율 9.6%보다 4.5배 정도 높은 수치다.
이 도로는 98년에도 154건의 교통사고로 34명이 숨졌고 9년에는 160건이 발생해 45명이 목숨을 잃는 등 90년부터 99년까지 평균 치사율이 31.7%로 전국 평균 12.7%를 크게 웃돌아 운전자들 사이에 ‘마(魔)의 도로’로 불리고 있다.
이 도로에서 사망사고가 많은 것은 편도 1차선으로 노폭이 좁은데다 급커브나 급경사길이 많고 중앙분리대가 설치되지 않아 추월과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고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경찰은 이달부터 중앙선 침범 등 교통위반 차량에 대해 신고포상금제 시행에 들어갔고 7월부터는 일반 승용차를 이용해 ‘비 노출’단속을 실시할 예정이다.
고속도로 제9지구대 관계자는 “사고예방을 위해서는 4차선 확장이 시급하지만 예산문제로 여의치 않은 실정”이라며 “중앙분리대를 설치하고 오르막차로를 신설하는 등 도로구조를 개선하지 않은 한 사고는 줄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정승호기자>shjung@donga.com